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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병사 나름 고충 있다고요? 군복무 고충 없었던 분 손들어봅시다

자발적한량 201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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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SBS <현장21>에서 연예병사들의 충격적인 복무 행태가 보도되어 '연예병사 폐지'까지 거론될 정도로 사태가 커졌습니다. 당시 그들의 복무행태는 정말 민간인인지 군인인지마저 헤깔릴 정도였는데요. 방송에서는 지난달 21일 강원도 춘천시 수변공원에서 있었던 '6·25전쟁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가 끝난 뒤 연예병사들의 모습을 담았었습니다.



시내의 한 호텔에서 사복차림으로 핸드폰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나온 이들은 위문열차PD 등 관계자들과 함께 회식을 했죠. 그런데 이들 중 일부가 '안마시술소'를 드나드는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됩니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죠. 방송내용에 대해서는 밑에 기사를 첨부합니다. 방송 직후 이들은 가수 세븐과 그룹 마이티마우스의 멤버 상추로 확인되었고, 국방홍보원 측은 "연예병사들이 치료 차원에서 안마시술소를 갔다", 상추 측은 "중국 마사지인 줄 알았다"는 너털웃음 빵 터뜨려주는 변명을 늘어놓았죠. 세상에...안마방을 진짜로...?


그런데...제 생각엔 아무래도 세븐과 상추가 연예계에서 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에 관련하여 SBS '한밤의 TV연예'측과 연예병사 출신인 한 연예인이 인터뷰를 한 내용이 네티즌들의 비난에 휩쌓였는데요. 거의 예비군들이 '훈련이 너무 약합니다. 빡세게 시켜주세요' 써놓고 오는 것처럼 똥 뿌리는거죠? 세븐이랑 상추 좀 당해보라고...



인터뷰를 한 연예인은 "정해진 큰 행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한 달에 20번 정도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공연 하나를 올리기 위해 놀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공연한다.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연예병사로서 힘든 점을 털어놨다고 하는데요. 결국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좀 이해해달라' 이거 아닙니까? 근데 잠깐...이거 설마 붐은 아니겠죠?ㅎㅎ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해 댓글들 달아주고 계신데, 사단 군악대에서 군복무를 한 저도 한번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나마(?) 군복무 시 하는 업무가 비슷하니까요...ㅎㅎ 물론 기밀사항에 관련된 내용은 빼고 말해야겠죠? 

기본적으로 잡혀있는 신병교육대 수료식, 제2신병교육대 수료식, 신병 행군복귀와 같은 행사는 신병 기수별로 기본으로 깔고요...이·취임식 시즌이 되면 각 대대, 연대, 독립중대, 인근 타 사단 지원까지 나가면서 행사를 뛰죠. 요새 군에서 전문하사 밀잖아요? 전문하사 임관식 곳곳에서 빵빵 터져주죠. 동원훈련 시즌이 되어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이 군악대에서 맡은 악기 외에도 밴드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만찬 행사를 해야 합니다. 




사단 군악대가 다니는 행사를 간단하게 나열해도 저 정도구요. 그렇다고 행사만 뛰는 것이 아니죠. 군악대에서는 바깥에 위치한 특정 초소의 야간 근무를 모두 섭니다. 낮에는 행사가 언제 잡힐 지 모르기 때문이죠. 겨울에 눈이 오면 막사 주변 제설 명령이 군악대에 제일 많이 떨어집니다. 타 소대들은 이곳저곳 일하러 가있는데, 군악대는 행사가 없을시엔 합주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요. 여름에도 마찬가지. 비가 와서 호수에 쌓인 흙을 퍼내야 한다던가 하면 어김없이 군악대를 호출하죠. 행사만 아니면 합주실에 항상 있으니까...



작업이 늘어날수록 평소 행사 때 연주 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죠. 그러면 또 갈굼이 시작됩니다. 행사를 마친 뒤 지나가면서 한마디 들리죠. "요새 군악대 소리가 좀 힘이 없네". 이 한마디면 땡이죠. 작업은 작업대로 행사는 행사대로...자연스럽게 개인정비를 하는 시간에 울며 겨자먹기로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훈련 열외? 그런거 없습니다. 훈련 땐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군인의 본분을 다하죠.



전 감히 자신있게 연예병사들보다 사단군악대가 몇 배는 힘든 군생활을 했다고 말하겠습니다. 최소한 안마시술소 들어가진 않았거든요. 외부로 행사 나갔을 때 어쩌다 회식으로 부대찌개 먹으면 '사제 밥' 먹는 것 자체에 마냥 행복해 했었구요. 다들 개인정비 취하는 주말에 근처로 대민행사 뛰러 나가도 그저 바깥 바람 쐰다는 거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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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경우는 '군악대'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악기만 부는 줄 알고, 저 역시 그런 줄 알았는데...실제로는 '악기 불 줄 아는 보병'이었죠. 사단급에서 위로 올라가 더 큰 규모의 군악대는 더욱 많은 행사를 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저보다 군생활 몇 배, 몇십 배로 한 선배 전우님들 수도 없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친구 중에 보직이 박격포였던 놈은 군대 시절만 떠올리면 오만상을 쓰더군요. 



연예병사. 우선 이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을 했죠. 일반 병으로 복무하다가 자신들이 지원을 해서 연예병사로 가게 된 것이잖아요? 자기들이 연예병사로 보직변경 신청해서 가면서 '아, 나는 조국을 위해 연예병사로서 내 군복무 생활을 불태우리라'이러고 가나요? 양심적으로, 일반 병보다 조금이라도 편하고 싶으니깐 그렇게 용을 쓰며 가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붐 얘기는 꺼내기도 싫고, 연예병사들 그 '행사 많이 뛴다'는 핑계로 외출·외박·특박·휴가 일반병들이 상상할 수 없게 받잖아요. 일반 군악대들이 당신들보다 행사 조금 뛰는 줄 압니까?



전 아직도 생각납니다. 제 생일날에 맞춰 외박을 올려두었고, 아빠, 엄마, 동생이 부대로 오기로 했죠. 그 해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었습니다. 다행히 재활 치료를 하며 거동은 가능했죠. 그런데 저와 생일을 보낸다는 생각에 생일날 맛있는 거 먹이려고 아빠가 직접 음식을 이것저것 다 해놨었습니다. 급작스럽게 제 생일날 대민행사가 잡혔습니다. 그래서 전 외박을 나가지 못했죠. 그때 아빠한테 얼마나 죄송했던지.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군인이잖아요. 아무리 애국심이 없더라도 최소한 그 기간만큼은 '가족'보다, 그 무엇보다 '국가'가 1순위가 되어야 하는 것이 군인입니다. 



'행사 많이 뛴다'는 핑계보고 가짢아서 쓰게 된 글입니다. 요즘 인기끄는 예능인 '진짜 사나이'보다도 편한 군생활하면서...일반 병들은 주중·주말 관계없이 삽질하고, GOP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가에 젊음을 헌신하는데, 어디 "나름의 고충이 있다" 같은 소리를 하고 앉았습니까. 그 '나름의 고충' 없는 군인 나와 보라고 하세요. 연예병사들이 말하는 고충은 지금처럼 어수선할 때 휴가제한 걸리는 게 '나름의 고충' 아닌가요? 저도 활액낭이 손상되서 군복무 내내 무릎이 무척 안좋았는데, 안마시술소 갔어도 되는 거였나요? 전 연예병사 폐지 찬성입니다. 이번 건은 영창이 아니라 육군교도소를 보내야 되요.



P.S) 이게 이등병 머립니까? 군단장 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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