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썰을 풀다

녹내장과 흑색종으로 인한 강아지 안구적출수술...미안하다...

자발적한량 201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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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에서 키우고 있는 '공주'라는 강아지입니다. 2004년생이구요. 품종은 슈나우저입니다. 강아지를 너무 기르고 싶었는데 동생의 아토피가 심해 털날림이 거의 없다고 하여 태어난 지 얼마 안되어 우리집에 왔죠. 그동안 공주는 우리 가족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 9년차가 된 공주에게 이상신호가 왔습니다. 8월초 정도, 한쪽 눈을 제대로 못 뜨더군요. 그래서 원래 다니던 동네병원을 가봤는데 결막염이라고 하더군요. 그 때부터 한 2주동안 안약 넣어주고 지어준 약 먹였습니다. 잠시 괜찮아지는가 싶었는데, 다시 눈꼽도 많이 끼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동공의 색이 약간 뿌옇게 되더군요. 집에 놀러왔던 친척이 이상하다고 병원 다시 가보라고 해서...원래 다니던 병원보다 규모가 조금 큰 동네의 다른 병원으로 가봤습니다.




띵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녹내장이라고 하더군요. 안압 수치가 20정도가 정상인데 50이 나왔습니다. 병원에선 약물치료를 하며 1-2주 정도 경과를 보고, 떨어지지 않으면 안구적출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눈꺼풀 밑에 검은 부분이 있는데, 녹내장에 의해 부종이 생긴 것 같다고 했었습니다. 안구적출이라는 말에 급반발한 저희 가족은 기존에 다니던 병원의 추천을 받아(안압 측정기 등이 갖추어 있지 않아) 숭실대입구 쪽의 다른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에선 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녹내장이 문제가 아니고, 전 병원에서 부종이라고 말했던 것이 종양, 자세히는 흑색종이라고 하더군요. 녹내장은 흑색종에 의해 부수적으로 발병한 것이라고...다른 진단이 떨어질 가능성을 물었더니 담당 의사 선생님이 가진 의학적 소견으로는 이 것 말고 없다고 합니다. 방법을 물어봤더니 역시 안구적출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고민하다가 마지막으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보기 위해 병원 한 군데를 더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당동에 위치한 다나동물병원. 안과 전문의가 있다는 소개를 받고 찾아갔습니다. 초음파 검사 등 좀 더 전문적인 검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검사결과 흑색종이 맞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수술로 종양만을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물어봤더니 눈에 보이는 부분 외에도 안쪽에선 안구 전체에 번져 적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저와 가족에게 의사선생님께서 하나하나 자세히 알기 쉽게, 감정이 격해져 수도 없는 질문을 쏟아내는 엄마에게도 친절히 설명을 해주셔서 이 곳에서 수술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안압이 올라가는 녹내장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인 종양. 그 중 포도막(홍채, 모양체, 맥락막)에서 유래하는 흑색종의 경우 겉으로 보이지 않게 눈 안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작을 경우엔 문제가 되는 부위를 잘라내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련 조직을 재건해 눈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침습 부위가 광범위할 경우엔 어쩔 수 없이 안구 적출을 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결막염이 자주 발생하고 눈물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눈 주변을 자꾸 긁거나 문지르는 경우엔 담당 수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다나동물병원 설명-


다나동물병원에서 촬영한 공주의 눈 상태입니다. 9월초에 갔던 것으로 기억하구요. 10월 중 적출 수술을 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짓고 돌아왔습니다. 애견펜션이라도 한번 데려가려고 계획을 세워두고 추석연휴가 끝나고 병원을 다시 방문했는데, 상태가 많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에 피가 찼다고 하더군요. 빛을 비춰보니 와인색을 띄더군요. 어쩔 수 없이 9월 20일에 안구 적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병원에서 공주를 데려왔습니다. 병원에서 공주를 보자마자 엄마는 우시더군요. 공주에게 참 미안합니다. 그동안 공주와 수 많은 대화를 하며 정말 자식같이 사람같이 대했던 아빠와는 달리 전 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 반갑다고 안기는 공주에게 한번 인사해주곤 끝이었거든요. 나이가 들긴 했지만, 작년에 아빠가 돌아가시고 공주 역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그런 공주를 제가 챙겨주지 못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일주일 쯤 뒤에 실밥을 풀러 가야합니다. 혹여라도 눈을 비비거나 긁을까봐 커버를 씌워 놓았어요...한 쪽 눈만 가지고 남은 생을 살아가야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다른 견주분들께서 참고하셔서 이쁘고 사랑스러운 강쥐가 아픔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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