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기독교 이야기

정몽준 아들 옹호한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미개한 국민을 구원하소서

자발적한량 201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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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막내아들 발언에 잇단 옹호, 정말 대한민국 국민은 미개한 것인가?


세월호 침몰로 유가족은 물론이고 온 국민들의 허탈감, 상실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막내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비슷한 사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한다.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 존재가 돼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킬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


4월 18일, 정몽준 후보의 막내아들 정예선 군의 SNS 中



이에 대해 희생된 단 단원고 학생의 유족은 정예선 군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정몽준 후보는 수 차례에 걸쳐 자신의 아들의 망언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언에 대해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가 옹호를 하고 나섰습니다.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월호 피해자들이)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 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붙이기 시작하는데...


4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사랑의 교회 목회자 세미나 中




오정현 목사의 이러한 발언은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라는 발언을 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부회장(논란 이후 재빨리 사퇴했습니다) 조광작 목사의 발언과 함께 세월호 참사를 두고 정부 등을 향해 쏟아지는 국민들의 비난을 받아들이는 보수 기독교계의 시선을 반증합니다.


관련링크

세월호 망언, 한기총 조광작 목사의 세치 혀를 뽑아라



"녹음하는 사람이나 안티가 있냐"고 말하며 애시당초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한 오정현 목사. 사랑의 교회를 분열과 갈등 속으로 밀어넣었다는 비난을 받는 오정현 목사 입에서 저런 발언이 나온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네요. 아직도 일요일이 되면 '노아의 방주'와 같은 서초동 사랑의 교회 앞에선 집회가 열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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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자'라는 표현이 부끄럽지도 않나


더군다나 더욱 분개스러운 것은 오정현 목사가 저런 망언을 한 것이 '목회자 세미나'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목사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소위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교회를 맡고 있는 목사가 저러한 발언을 했을 때 이것이 재생산되어 더욱 많은 교인들에게 전파되겠죠. 교회에서 목사라는 직분은 자의던 타이던간에 교인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목사라는 자가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아픔을 위로하지는 못할 망정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발언에 "틀린 말이 아니다"라며 앞장 서 옹호하다니...그렇게 미개한 국민들을 구원으로 이끄시는 오정현 목사님의 목회 방침, 안 봐도 훤합니다. 어리석고 약한 어린 양들 인도하시느라 고생 많으시네요. 옥한흠 목사에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유가족과 함께 눈물 흘리면 '미개'해지고, 대통령과 함께 눈물 흘리지 않으면 '백정'되고


세간에서 '목사'와 '쓰레기'를 합쳐 '목레기'라고 부르더군요. 잇단 목사들의 세월호 관련 발언들을 보고 있자니 진도 팽목항에 나와 봉사활동을 펼치던 한기총의 활동이 무척이나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네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트위터에 올린 "유가족과 함께 눈물 흘리면 '미개'해지고, 대통령과 함께 눈물 흘리지 않으면 '백정'되고"라는 말에 무척이나 공감이 됩니다. "인간 말종들만 골라서 목사를 시키나..."라는 비판두요. 사랑의 교회 교인 여러분들은 미개하지 않은 목사님 둬서 참 좋겠습니다. 부럽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잠깐 생각에 잠겨 봅니다. 대한제국과 일본의 강제 병합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겠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도대체 '어떻게 한국인이 일본과의 강제 병합에 찬성할 수 있을까?' 싶잖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완용과 같이 오히려 그들을 '시대를 볼 줄 모르는 사람' 등으로 생각하며 일본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완용과 같은 친일파들이 있었죠. 그 당시 그들의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조선인들은 미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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