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일베 소방공무원의 최후, 박멸되지 않으려면 반면교사로 삼아야...

자발적한량 201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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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네네치킨의 공식 페이스북 관리자가 올린 故 노무현 대통령 조롱 사진을 언급하면서 해당 관리자에게 해고 혹은 이에 비견할 수준의 조치가 있지 않는 한 앞으로 평생 네네치킨을 먹지 않겠다고 불매선언을 했습니다. 그후 여러가지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체인점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맞습니다. 일베충들은 사회 곳곳을 병들게 하고 민간인들을 괴롭게 합니다. 전 체인점주들이 가장 앞장서서 네네치킨 본사에 해당 페이스북 관리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재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그런 소식이 오기 전엔 저를 비롯해 제 주위에서 제 눈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네네치킨은 없습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네네치킨 노무현 대통령 조롱 사건과 함께 주목받는 관련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그동안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합격 인증과 故 김대중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왔던 예비 소방공무원 한 명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부관참시대중화'라는 아이디(일베에서는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이름으로 다양하고 끊임없는 조롱의 표현을 해오고 있습니다 ex:김'대'중을 착시적 효과에서 기인하여 김'머'중이라고 작성하는 식)를 사용하는 이 예비 소방공무원은 지난 6월 27일 '9급충 합격&연평해전 솔로관람 인증한다'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자신의 합격일, 등록번호 등을 그대로 노출시켜 스스로 신분을 노출시키는, 일베충이 철저히 경계해야 하는(그래야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고 살아남으니까) 신분 노출을 해버린 셈이죠.


그가 일베에 남긴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일찍 인나서 혼자 연평해전 보고왔다.

역시 혼자보기엔 부평 롯데시네마가 진리!!

아침에도 꽤 많은 관객있고 마지막 박동혁병장 눈감을때 많이 울드라ㅠㅠ의외인게 아지매들이 좀 많았음ㅋㅋ

진짜 그러려니 하면서 일베했는데 씹대중이 개섀끼라는걸 뼈저리게 느낌

엔딩크레딧 올라갈때까지 짠하드라..

씹선비 김치년들 이거보고 노란리본 헛짓거리 그만하고 우리나라 안보에 조금이라도 관심가졌으면 좋겠당

나같은 히키게이들 혼자 보고와도 좋을거같당


자, 이 글에서 문제가 된 부분들은 4번째 줄부터네요. 故 김대중 대통령을 씹대중이, 개새끼 등 비속어를 사용해가며 비하한 부분이 있구요. 그 밑에 보면 '씹선비'라는 말이 있는데요. 진보성향의 커뮤니티인 '오늘의유머(오유)', 넓게는 진보진영을 비하하는 단어고, '김치년'은 뭐 많이 아시겠지만 한국여자들을 비하하는 단어입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으니 상대적으로 안보문제에 소극적일꺼라는 판단하에서 비하하며 언급한 것이겠죠? 노란리본을 '헛짓거리'라고 표현하며 세월호 관련 비하 내용도 꼼꼼하게 빼놓지 않았네요. 아! 보너스로 제목에 들어있는 9급충도 있네요. 스스로는 물론이고 전국의 수많은 9급공무원 분들, 안타깝게 됐습니다. 제가 봤을 때 이 정도 수준은...일베충들 중에서 상당히 하수입니다.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자, 이 글이 마구마구 알려지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커뮤니티인 '소방공무원을 사랑하는 모임(소사모)'에까지 전파가 됐습니다. 물론 난리가 났죠. 이 일베충은 똥줄이 탔습니다. 자기 손으로 자기 신상을 털 수 있는 정보를 모두 까발려 놨으니...결국 이 일베소방관은 일베를 탈퇴한 뒤 소사모에 사과문을 올립니다. 그의 사과문 한번 살펴볼까요?

안녕하십니까.
경솔하게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소방합격필증 인증 관련 글을 작성한 당사자입니다.
어짜피 소방학교를 가면 저의 정체에 대해 대부분이 알게 되겠지만 두려운 마음에 비겁하게나마 익명으로 글을 남깁니다.
먼저 소방조직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까 처음 올라온 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베 이용자들끼리 인증하고 공유될 줄만 알았던 글이 어느덧 소사모, 페북에까지 확산되어 현재도 손이 떨리고 무서운 심정입니다.
어쨌거나 변명으로 들리시겠지만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 정말 경솔한 행동 죄송합니다.

평소 일간베스트는 정보관련 글만 봐오다 합격이 기쁜 나머지 인증을 했는데, 입에 실제로 담기도 더러운 욕설과 함께 많은 분들께 불쾌함을 남긴 점, 소방에 먹칠을 한 점을 잊고 글을 올렸습니다. 정말 깊이 반성합니다.

아까 카페내에서도 인증글 작성자를 소방에서 축출하자, 징계를 내리자 등의 글을 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이 될 신분으로써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소방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한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어떠한 처벌이 내려져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소방학교에서 제 신상이 탄로나겠지만 정말 비겁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이렇게 미리 글을 남깁니다.
이제 와 후회해봤자겠지만 그래도 제 언행으로 인해 상처받고 분노하신 소방 관련 분들이나 다른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에 대한 어떠한 욕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만큼 잘못했다는 점 인정합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두고두고 반성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소방의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수험생분들과 현직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 달게 받겠습니다.


출처: 일간베스트 저장소


크으...자기 글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네요. 살인자들도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 방화범들도 '그냥 불장난이었는데 불이 번질 줄 몰랐다', 군대에서 후임에게 가혹행위하다 죽게 만든 놈들도 '교육적 목적이었는데, 이 정도로 죽을 줄 몰랐다' 뭐 이런 식으로 많이 얘기하죠? 이번 기회에 '인실좆'을 제대로 배우게 되는 경험이 되길 바랍니다. '정보관련 글만 봐왔다'는 부분에서는 웃어넘기겠습니다. 이게 어디서 약을 팔고 있어...한 네티즌이 이런 일침을 날렸더군요. "그래, 전라도민 구분법도 일베에선 정보글이지" 그래도 자기가 스스로 어떠한 처벌이 내려져도 달게 받겠다고 하니 그 후의 사태들이 억울하진 않겠습니다.


그 뒤 한 네티즌이 이러한 일베충을 소방공무원으로 채용해선 안된다고 민원을 제기한 것을 비롯해 비난여론은 식지 않았고, '소방조직 이미지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해 관련법규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참, 일베공무원이 합격한 충남도의 안희정 도지사도 직접 일베인증글을 보고 엄중조치를 직접 명령했다고 하네요. 


잠시 사족을 붙이자면, 일단 시험에 합격한 예비 소방공무원들은 모두 소방학교로 가서 교육을 받아야합니다. 이 일베소방관 역시 예외가 아니었죠. 그 뒤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 목격담이 한 두개 올라왔는데요. 일베소방관은 충청소방학교에 입교했지만 이미 첫날부터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간부급 교관들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하네요. 그런데 좀 쫄보였나 봅니다. 이 일베소방관은 결국 점심시간에 엉엉 울면서 짐을 싸서 자진퇴교를 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성경에서 '이를 갈며 슬피 운다'는 표현에 맞는 상황이죠?


해당 목격담을 올린 네티즌은 자진퇴교한 일베소방관에게 '이 사건은 모두 기록에 남기에 신원조회때 빼도박도 못하게 되므로 소방 뿐만 아니라 다른 직 공무원 자체에 합격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응급구조사로 계속 일을 하시거나 차라리 생산직쪽으로 새로운 진로를 찾아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친절하네요. 




사필귀정이라고 해야 하는거 맞죠? 불이 활활 타오르는 다급한 현장에서 기괴한 손가락 모양 만들고서 인증 사진 찍어서 일베에 올리는 일베충 소방관...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거야말로 일베에서 핥고 빨아대는 '전땅크' 전두환이 말했던 '정의사회구현'에 부합하는 사건이네요. 숨은 바퀴벌레까지 박멸해야 하듯 우리는 이 사회 곳곳에 바퀴벌레처럼 퍼져있는 일베를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그들이 끊임없이 일으키는 사회적 혼란과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는데 벌이는 방해공작 등 사회적 손해가 이루 말하기가 힘들죠.


그리고 일베충들은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정말 다행히도 아직 대한민국 사회가 완전히 썩어문드러지지는 않아서 일베에 대한 저항력은 있네요. 울면서 소방학교를 떠나는 쓸쓸한 뒷모습. 바로 당신들이 이 사회에서 보여줘야 할지도 모르는 모습입니다. 자기들 스스로도 오죽 부끄러우면 일베를 몰래몰래 숨어서 할까요. 그렇게들 숨어있으니까 약을 쳐야죠. 숨은 놈들까지 잡으려면. 근데 가끔씩 저렇게 분간 못하고 뛰쳐 나와서 날뛰다가 약 삼키고 꾀꼬닥 하는 애들이 있죠...


재밌는 것은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일베의 전체적 분위기는 언제나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거. 븅신 짓 해보라고 허파에 바람 잔뜩 넣어주고선 정작 븅신짓 하면 안면몰수하고 그저 낄낄거리며 웃고 땡인 곳이 일베입니다. 아마 이 예비 소방공무원은 이번에 여실히 느꼈을 거예요. 자신과 함께 어울려서 '보수의 전사'들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본모습이 이럴 것이라고. 


환영합니다. 이번 일이 널리널리 퍼져서 앞으로도 일베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그 뿌리를 내리고 있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이를 갈며 슬피 울길 바랍니다. 하루에 한 개씩만 이런 기사가 나와도 살 맛 좀 나겠네요. 아, 아예 쫓아낼 일베충이 없어서 기사가 안나는 게 제일 좋긴 하겠죠? 일베충들이 모일 곳은 1980년대 삼청교육대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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