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거장 故 황병기 명인을 추모하며

Posted by 자발적한량
2018.02.02 17:55 일상생활/그렇고 그런 일상


오늘은 한 예술인의 추모글을 올릴까 합니다. 2018년 2월 2일. 오늘은 故 황병기 가야금 명인의 발인이 치러진 날입니다. 황병기 명인은 지난달 31일 새벽, 뇌졸중 투병 중 폐렴으로 잉ㄴ해 향년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 이 소식을 31일 아침에 KBS 클래식FM 라디오를 듣다가 알았네요. 어렸을 적 오디오 앞에 놓여진 CD 꽂이에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산조 CD가 꽂혀있던 기억이 나는데요. 제가 서양음악을 전공하긴 했지만, 국악에 무척 관심이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故 황병기 명인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1936년 출생한 황병기 명인은 가야금 소리에 반해 1952년 부산 피난 시절이었던 16살부터 가야금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진학한 대학은 서울대 법대. 그리고 황병기 명인은 3학년인 1957년에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죠. 1959년 23살의 나이로 당시 서울대 음대 학장이었던 현제명의 부탁으로 마침 졸업 당시 생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에 출강하기 시작했죠.




애초부터 법대 출신이었던데다 가야금은 취미에 가까웠기 때문에 국악인의 인생을 살 생각까진 없었던 그였지만, 가야금을 향한 그의 열정은 결국 그로 하여금 국악인의 길을 걷게 만들었습니다. 1974년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가 되면서 이화여대에 자리를 잡은 황병기 명인은 1986년 미국 하버드대 객원교수, 1990년 평양 범민족통일음악회 참가 서울 전통음악연주단 단장, 1994년 국악의 해 조직위원회 위원장,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국립국악관현악단 음악감독 등 수많은 족적을 남겼죠.




황병기 명인은 1962년 첫 창작곡 <숲>을 내놓은 것으로 시작해 <가을> <석류집> <봄> <침향무> <비단길> <영목> <전설> <밤의 소리> <남도환상곡> <춘설> 등을 내놓으며 '창작 국악'의 지평을 열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서 배운 것도 아닌, 누구와 논의하지도 않고 스스로 터득한 황병기만의 어법에 의해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은 감상자에게 새로운 음악이 주는 생소함이나 거부감 없이 전통음악의 어느 한 양식의 음악을 듣는 듯한 친숙함을 제공했죠. 전통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였는데, 첼로 활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주법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가야금 제작 장인들이 '팔기에는 아깝다' 싶을 정도로 좋은 가야금이 만들어지면 황병기 명인에게 기증했다고 하죠?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연주 활동을 하던 故 황병기 명인. 해외의 아티스트들이 사망했을 때 추모의 물결을 이루던 것에 비하면 한국의 명인이 사망했는데 많은 이들이 모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소리, 한 자락이 사라진 듯 마음이 아픕니다. 고 황병기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고인의 모습을 무대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아쉽습니다. 그러나 고인의 업적은 후대를 통해 길이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조의를 표한 것을 비롯해 2016년 직접 제작한 아트필름 '프레자일'을 통해 故 황병기 명인과 협업한 바 있는 배우 유아인이 인스타그램에 "내가 알았던 가장 위대하고 외로웠던 '인간'입니다. 그만큼 몰랐던, 그래서 안타까운 사람이고 친구이고 스승입니다. 내게 아무 말 않고도 자기 자신인 것으로 내게 가장 큰 배움과 감동을 준 그 자체로의 예술입니다. 내가 만든 공간, 콘크리트라는 현상에서 그가 했던 공연과 그 순간에 인간들이 함께 만든 호흡은 내가 그 일로 가진 가장 큰 영광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가능하시다면 부디 그를 더듬어 주시고 느껴 주시고 함께 보내주세요. 이제는 편안하시라고. 외롭지 마시라고"는 추모글을 남겨 대중들에게 알려졌죠.



"음악의 기능 중에는 인간의 영혼을 쓰다듬는 기능이 있다. 나는 음악의 오락적인 기능보다는 우리 영혼을 쓰다듬는 쪽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가야금 외길을 걸어온 故 황병기 명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의 키워드

#황병기 #가야금 #국악 #음악 #한국음악 #문재인 대통령 #유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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