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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참좋은여행 패키지) 발생, 사고 원인 4가지는?

자발적한량 2019.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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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다뉴브 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가운데,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9일 오후 9시15분경(한국시각으로는 30일 새벽 4시15분경),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다뉴브 강)의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관광사'파노라마 덱'이 운영하는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를 뜻함)를 대형 크루즈선이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악천후로 강풍과 폭우가 이어진데다 다리 밑이라 물살이 거센 상태에서 일렬로 이동하던 배들이 순간 왼쪽으로 밀렸고, 대형 크루즈선이 교각을 피하기 위해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그만 유람선을 덮쳐버린 것이죠. 전복된 허블레아니는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말았으며, 사고현장은 배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었는데요.


안타까운 사실은 유람선에 타고 있던 이들이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는 점. '허블레아니'에는 참좋은 여행사를 통해 동유럽+발칸 반도 6개국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 25일 출국해 6월 2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단체관광객 30명과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 사진작가 1명 등 33명의 한국인과 현지인 선장과 선원 등 총 35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먼 타국에서 발생한 사고라 정확한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외교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7명이 구조됐고, 8명(현지인 1명 포함)이 사망했으며, 실종자 19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좋은여행 측에서 밝힌 생존자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영아씨(31·여), 황성자씨(49·여), 이옥희씨(66·여), 안희철씨(60·남), 이윤숙씨(64·여), 윤나라씨(32·여), 김용미씨(55·여)  




우선 현지의 대응을 살펴보면요. 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이 전문 소방관 96명, 소방차,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를 투입한 것을 비롯해 군 병력과 잠수부, 수상경찰 등 수십 명의 구조 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헝가리 전국구급차협회에서 앰뷸런스 17대를 투입했구요. 빠른 유속으로 인해 실종자 중 한명이 사고지점에서 약 3.2km 떨어진 곳에서 구조된 이후 구조당국은 수색 작업의 범위를 헝가리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했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도 양쪽에 정박한 선박들이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수색을 도왔고, 사고 지금 하류의 다리 위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던 제작진도 강물에 조명을 비추며 수색을 도왔다고 하네요. 하지만 물살이 강해 일부 지역에서는 구조 작업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긴급 대처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침몰사고와 관련해 소집한 긴급대책회의에서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겠지만 실종자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달라"고 지시했습니다. 회의에서는 현재 상황과 현지 조치사항, 부처별 협조가 필요한 사항 등이 논의됐다는데요. 



소방청 구조대 2개팀 12명을 포함한 18명을 1차 신속대응팀으로 급파하라는 지시와 함께 세월호 구조 유경험자 등으로 구성된 해군 해난구조대 1개팀 7명과 해경 구조팀 6명, 국가위기관리센터 2명 등을 후속대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탐색구조작업을 펼치다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의 사례 등을 의식한 듯 "구조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졌죠.

행정 절차를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재외동포영사실장이 맡는 대책본부장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후속 조치에 나선 상황입니다. 강경화 장관은 현지 사고 대응을 지휘하기 위해 오늘 부다페스트로 출발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기획한 참좋은여행 측에서는 부사장을 포함한 여행사 직원 14명과 공항 대기 인원 6명 등 총 20명이 현지에 파견됐습니다.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총 세 차례의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이상무 참좋은여행 전무이사는 "대표이사 대주주 등 모든 직원들이 비통한 중에도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회사에서 할수 있는 모든 책임을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 사고 수습 및 사후 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습 이후 매를 맞을 부분은 아주 달갑게 기꺼이 맞겠다"고 밝혔습니다. "선박 선사에 1차 책임이 있으나 여행사도 고객에게 책임을 지니 우리 회사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고개숙여 사과했죠. 사고자들의 가족들은 오늘 출발한 1차와 내일 오전 1시15분에 출발하는 2차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현지로 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사건에 대한 파악조차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분석해 사건의 원인을 살펴보면요. 우선 유람선 자체의 결함 등은 아닙니다.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1949년 소련에서 건조되어 2003년 다뉴브강에 도입된 관광용 선박으로 참좋은여행과 계약을 맺고 사실상 참좋은여행 전용으로 운용 중인 선박이었습니다. 매년 정기정검을 받은 것을 비롯해 침몰 징후조차 없었다고 하죠. 운용사인 파노라마 데크의 대변인은 CNN 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왜 배가 침몰했는지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날은 그저 평범한 하루였고, 정기적인 여행이었다. 우리는 매일 수천번의 관광 보트 여행을 한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만한 징후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물리적인 충돌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함명이 알려지지 않은 바이킹 라인 크루즈 소속의 크루즈 선박에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의 경위가 위에서 설명했듯 크루즈가 갑작스럽게 선회하면서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것인데, 두 선박의 크기 차이를 생각하면 수 톤의 트럭이 경차를 깔아뭉갠 수준입니다. '정선 중이었다' '부두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등 여러 보도가 나왔는데, 현재 현지인 선장과 관광 가이드 등 모두 실종된 상태라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태죠. 


그 다음으로는 역시 언제나 거론되는 안전불감증입니다. 네티즌 한명이 30일 오전 6시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소식을 알려 국내 언론의 보도보다 먼저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 네티즌은 사고가 난 유람선보다 조금 늦은 유람선을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빠른데, 여기는 안전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줘서 인솔자 말로는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죠. 


또한 "지난해 8월 부다페스트를 다녀왔다"며 오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화 인터뷰를 한 시민은 "유람선에 탑승한 순간 제일 이해가 안 되던 게 구명조끼가 구비돼 있지 않다는 거였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가이드에게 "'왜 구명조끼 없는 배에 탑승을 시키냐'고 물어보니 가이드가 여기는 다 그렇다고 했다"며 "다른 배를 봐도 구명조끼 하나 구비돼 있는 배가 없었다. (의자에) 안전벨트도 없다"고 주장했죠. 저 역시 2009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도나우 강(다뉴브 강) 야경투어를 하며 느꼈던 부분이구요. 


부다페스트는 파리의 센 강, 프라하의 블바타 강(몰다우 강)과 함께 함께 3대 유람선 야경 도시로 거론되는 등 유람선 투어가 부다페스트 관광에 있어 필수 코스로 인식되어 왔죠.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도나우강의 크루즈 통행량은 무려 89%가 증가해 명확한 교통규칙도 없이 혼잡한 고속도로처럼 변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참좋은여행사 측에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등 악천후 속에 왜 일정을 강행했나'라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전 여행사 측을 비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허블레아니 외에도 수 많은 유람선들이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정상 운행을 하고 있었으며, 가이드의 판단에 따라 일정을 변경하려면 약관에 따라 모든 여행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아무리 비가 와도 부다페스트 유람선 투어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30명 중 1명이라도 있었다면 일정을 변경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다만 허블레아니의 정보를 소개한 사이트의 사진들을 보면 모든 사진에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미착용하고 있는 등 선박에 구명조끼가 아예 구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구명조끼가 갖춰진 상태에서 선장이 착용지시를 내릴 틈도 없이 침몰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의자 밑 등 승객들이 쉽게 착용할 수 있었던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은 확실하죠. 야경을 보니 위해 대부분 실내가 아닌 갑판 위로 나와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서 훨씬 큰 충격이 가해졌을 수도 있구요. 평소라면 몰라도 악천후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면 구명조끼라도 착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대략적으로 사고 원인을 정리해보면 네 가지로 좁혀지겠네요. 도나우 강의 수위가 도로 바로 아래까지 차고, 유속이 매우 빨라 위험한 상태였는데 도나우 강 전체 유람선의 운전을 중단시키지 않은 시 당국, 야간에 비까지 내리는지라 확보되지 않는 시야, 무리하게 붙어 운행할 수 밖에 없었던 도나우 강 선박 운용 실태, 구명조끼, 튜브, 비상정 등 안전조치 미흡.. 



글을 마무리하는 오후 6시 현재 부다페스트는 오전 11시인데...밤샘 수색·구조 작업에도 진전이 없었던 데다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아 불안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부디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되었으면 하네요...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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