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사상 최초 투구수 0개 끝내기 보크...SK에 허무하게 무릎꿇은 두산

Posted by 자발적한량
2019.09.14 23:58 이것이 나의 인생/두산베어스와 야구이야기

허탈한 마음이 쉬이 가시질 않네요. 오늘(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있었던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14차전에서 두산이 SK에 6-7로 역전패헀습니다. 9회초까지 6-4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오늘 경기 무사히 이겼구나 싶은 마음에 다른 일 좀 하려고 껐는데... 그 사이에 경기가 뒤집혀 버렸네요... 게다가 이토록 황당하게 마무리를 짓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오늘의 경기는 그야말로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도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치열한 혈전이었습니다. 우선 경기 전 내렸던 비로 인해 그라운드가 미끄러운 관계로 양 팀 모두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한 점도 경기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였죠. 두산이 SK와의 이전 3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SK 입장에서는 이쯤에서 두산을 한번 밟아줘야 하는 상황이었고, 두산에선 키움과의 2위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 그리고 연승을 이어나가 SK에 두산에 대한 패배의 그림자를 드리워 줄 필요가 있었구요.


먼저 점수를 따낸 것은 두산이었습니다. 1회초 리드오프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나가 2루까지 도달한 데 이어 정수빈의 우전안타로 무사 1, 3루가 만들어진 뒤 오재일의 2루수 앞 땅볼로 허경민이 홈을 밟았죠. 하지만 SK의 반격이 곧바로 이어졌습니다. 1회말 SK의 리드오프 노수광이 초구를 넘겨버리는 홈런(KBO리그 역대 51번째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쳐 1-1 동점을 만들었고, 한동민의 볼넷 출루 이후 두산의 2루수 최주환이 미끄러운 그라운드로 연거푸 실책하는 사이 정의윤과 제이미 로맥이 안타 2개를 치며 1-2 역전을 시켰죠. 그리고 이재원과 김강민이 계속해 적시타를 치며 1-3로 치고 나갔습니다.


2회에도 사이좋게 1점씩 주고 받으며 2-4의 스코어에서 3회초 두산이 승부를 걸어왔습니다. 정수빈이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치고 2루를 밟은 데 이어 김강민이 공을 더듬는 사이 3루까지 들어갔고, 오재일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3-4로 1점을 만회한 데 이어, 호세 페르난데스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김재환이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날리며 4-4 동점을 만들었고, 박세혁이 내야 땅볼을 쳐 5-4로 경기를 뒤집었죠. 이후 진행된 투수전으로 양팀의 타선은 얼어 붙었습니다. 물론 SK는 5회말 1사 만루, 8회말 2사 만루 찬스가 있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죠. 오히려 두산이 9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보태며 6-4를 만들어 승리에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중계를 본 상황이었구요.



이후의 상황은 나중에서야 봤는데... 로맥과 이재원이 안타와 2루타를 치며 무사 2, 3루를 만들었고, 김강민이 우전안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와 6-6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나주환이 희생번트, 정현이 좌전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죠. 그러자 두산은 마무리 이형범을 내리고 베테랑 배영수를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가 초구를 던지기 전 1루를 견제하려다 말았는데 심판진이 모두 보크를 선언했죠. 이로 인해 3루 주자인 김강민이 홈을 밟으며 6-7으로 경기가 종료됐습니다.


배영수에게 적용된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9 공식야구규칙

6.02 투수의 반칙행위

(a) <8.05> 보크

(2) <8.05(b)>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1루 또는 3루에 송구하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 송구하지 않았을 경우

[주] 투수가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을 때 주자가 있는 2루에는 그 베이스 쪽으로 똑바로 발을 내디디면 던지는 시늉만 해도 괜찮으나 1루와 3루, 타자에게는 던지는 시늉에 그쳐서는 안된다. 투수가 중심발을 투수판 뒤쪽으로 빼면 주자가 있는 어느 베이스에도 발을 내딛지 않고 던지는 시늉만 해도 괜찮으나, 타자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배영수가 심판진에게 "중심발을 투수판에서 뺐다"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경기 후 심판진은 "배영수 본인은 다리를 옆으로 뺐다고 주장했는데, 세트 포지션에서 다리를 앞으로 빼면서 공을 던지지 않았다. 앞으로 뺐으면 무조건 공을 던져야 한다. 공을 던지지 않아 보크"라며 보크 선언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베테랑인 배영수가 보크로 경기를 허무하게 내준 것이 무척이나 뼈아팠습니다. 


그간 역대 끝내기보크는 5차례 있었습니다. 1986년 장명부(빙그레 이글스), 1989년 이강철(해태 타이거즈), 1993년 강길용(쌍방울 레이더스), 1996년 정명원(현대 유니콘스), 2018년 문경찬(KIA 타이거즈). 그리고 오늘 배영수가 여섯 번째 기록을 세우게 됐는데요. 심지어 배영수는 KBO 사상 최초로 '투구수 0개 끝내기 보크'라는 흑역사를 남기게 됐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배영수 끝내기 보크 #프로야구 #KBO

여러분이 눌러주시는 아래의 ♡는 글을 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