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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타그룹(1), 삼성은 동네 구멍가게 만들어버리는 재벌 타타그룹의 어마어마한 사업 분야

자발적한량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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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어갈 인도 이야기의 주제는 인도의 한 재벌 그룹입니다. 인도에서 살면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회사 로고는 여러 개가 있습니다. 한국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업체인 조마토(zomato)와 스위기(swiggy), 식료품과 필수품 배달 업체인 블링킷(blinkit)와 젭토(zepto), 택시 서비스인 올라(ola)와 우버(uber), 유가공업체 아물(Amul), 세계 3대 전자결제사인 페이티엠(Paytm), 이동통신업체 에어텔(airtel)과 릴라이언스 지오(zio) 등등..세계 최대 인구 대국답게 정말 다양한 기업들이 땀을 흘리고 있죠.

 

자,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볼까요? 삼성이 설탕이랑 비료 만들던 회사였다는 걸 지금 젊은 세대는 모를 수도 있겠죠? 삼성은 농산물과 국수를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이후 언론·제지·무역·전자·건설·의료·섬유·의류·금융(보험·증권·카드)·바이오·제약·화학·식음료·레저·중공업 등 정말 온갖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며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삼성 뿐 아니라 LG·롯데·SK·현대 심지어는 최근 카카오에 이르기까지 복합기업, 이른바 '재벌'들은 이렇게 정말 돈이 되면 안건드는 영역이 없는 문어발식 경영을 해왔습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엔디비아, BMW, LVMH처럼 사업영역이 특정되어 있는 기업과는 다른 형태죠. 우리나라나 일본에 유난히 재벌이 많죠.

 

자, 그런데 인도의 이 회사를 보면 딱 한국의 삼성이 떠오릅니다. 바로 타타(TATA)그룹. 타타그룹은 1868년 인도의 상인인 잠셋지 누세르완지 타타(Jamshedji Nusserwanji Tata)에 의해 설립된 회사입니다. 150년의 역사에 걸쳐 인도의 다양한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국민그룹'이죠. 타타그룹은 비를라 그룹과 함께 오랫동안 인도 2대 재벌로 군림해왔고, 현재는 신흥 재벌인 릴라이언스 그룹과 새롭게 2강 구도로 인도 경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2024년 인도 기업 브랜드 가치 1위가 바로 타타그룹. 286억 달러(한화 약 3조7,474억 원)로, 142억 달러로 2위를 차지한 인포시스(Infosys)의 2배가 넘습니다.

 

타타그룹의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타타그룹 내에는 상장그룹만 2024년 3월 기준 26개가 있으며, 계열사는 100개가 넘습니다. 총 100만 명 이상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6개 대륙에 걸쳐 100개국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타타그룹 사업의 2023/24년 매출이 무려 216조 원에 이르죠. 

 

그럼 이제부턴 타타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IT 컨설팅 회사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 타타 컨설턴시는 인도를 IT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인데요. 2024년 9월 기준 인도 증시 시가총액 2위이며, IT 서비스 업계 기준 인도 1위이며, 액센츄어(Accenture)에 이어 글로벌 2위 기업입니다. 삼성으로 친다면 삼성전자의 포지션에 해당할 만큼 타타그룹의 핵심 계열사죠. 타타 컨설턴시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5%로 1위. 그 뒤로는 인포시스(18%)가 있습니다.   

이번엔 인도의 도로를 달리는 타타 모터스를 볼까요? 타타 모터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7%로, 마루티 스즈키, 현대차에 이어 3위, 그리고 인도 브랜드 중에선 1위입니다. 타타 모터스는 2008년 포드로부터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대우자동차의 상용차(트럭) 부문을 인수해 타타대우상용차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도 사업을 벌이고 있죠. 

 

현재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판매량 기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함에도 여전히 낮은 자동차 보급률을 봤을 때 타타 모터스의 잠재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3%. 타타그룹 전체 매출의 1/3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계열사인 타타모터스의 매출은 2024 회계연도 4조 4387억 8000만 루피(한화 약 69조 4,635억 원), 순이익은 3,180억 7,000만 루피(한화 약 5조 원)입니다. 그리고 주가는 최근 5년간 무려 782%가 급등했죠.

 

자, 하늘로 가면 인도의 플래그 캐리어 에어 인디아와 인도의 두번째 FSC인 비스타라, 인도의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가 있습니다. 에어 인디아의 전신은 1932년 설립된 타타항공이었는데, 1953년 인도 정부의 정책에 의해 국유화되었다가 2022년 만성 적자와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에 처한 에어 인디아를 68년 만에 인수하며 다시 품에 안게 됐죠. 참고로 타타그룹의 4대 회장인 JRD 타타는 1929년 인도인 최초로 파일럿 면허를 취득해 '인도 항공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비스타라는 2013년 타타그룹과 싱가포르가 합작투자로 설립한 항공사인데, 2022년 에어 인디아를 타타가 인수한 이후 합병이 결정되어 올해 11월 12일까지만 운항하고 에어인디아에 합병될 예정입니다. 또한 에어 인디아 인디아 익스프레스는 역시 타타그룹이 에어아시아와 함께 투자한 에어아시아 인디아와 합병하면서 노선 통합 등을 모두 완료했죠.

 

다음은 타타 스틸. 인도 1위 철강 기업이자 글로벌 10대 철강 기업인 타타 스틸은 인도가 중국에 이어 글로벌 2대 철강 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인도 자체의 거대한 내수 시상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디 정부가 계속해 제조업 육성 정책 및 자동차 산업 성장을 독려하면서 인도의 철강 수요 및 소비가 계속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밋빛 미래가 점쳐지고 있죠. 

 

이번에는 럭셔리 주얼리 기업인 타이탄 컴퍼니를 소개합니다. 인도의 금 소비량은 세계 2위로, 인도인들의 금 사랑은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실처럼 가느다란 목걸이나 팔찌가 아니라 진짜 무슨 쇠사슬, 족쇄같이 묵직한 금장식을 치렁치렁 달고 행사에 갑니다. 타이탄 컴퍼니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6%로, 인도에서 가장 큰 쥬얼리 브랜드입니다. 총 80% 이상의 수익이  타니쉬크(Tanishq) 등 보석 부문에서 발생하죠. 그 외에도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시계 및 액세서리 브랜드인 파스트랙(Fastrack) 브랜드를 가지고 있구요. 

 

다음 차례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 '타지 호텔(Taj Hotel)'과 함께 여행·레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인디안 호텔. 특히 타지 호텔은 2024년 기준 4년 연속 인도 브랜드 파워 1위에 오른 것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가장 가치있는 호텔 브랜드 1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뭄바이에 있는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은 JW 메리어트, 그랜드 하얏트 등 타 5성급 호텔 숙박료의 2배가 넘는 럭셔리 브랜드죠. 워낙 인도 내수 시장이 거대하기 때문에 인디안 호텔의 호텔·리조트·사파리·스파·케이터링 서비스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입니다.

 

이번에는 마치 CJ푸드처럼 인도의 식음료 시장을 주도하는 타타 컨슈머 프로덕트. 타타 컨슈머 프로덕트의 가장 큰 특징은 소금, 짜이(인도 차)같은 저가형 소비재부터 시작해 스타벅스 등 프리미엄 제품까지 그 폭이 무척이나 넓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40여 개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기도 하죠. 올해 초 스타벅스는 2028년까지 인도 내 매장을 1,0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4년동안 연 150개를 늘려야 하는데, 그럼 사흘에 하나 꼴로 매장 문을 열겠다는 선전포고였죠. 그리고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신세계와 합작하듯 인도에서 손잡은 파트너가 바로 타타. 또한 세계 2위의 영국 홍차 기업인 테틀리 역시 타타가 인수했죠.

 

특히 타타의 소금은 인도인들에게 상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소금은 인간에게 필수죠. 1983년 출시된 타타 소금은 인도 최초로 출시된 포장된 상태의 소금 브랜드였습니다. 그간 수백만 인도 주부들에게 의심스러운 품질의 무상표 소금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사업체가 보장하는 깨끗한 소금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국내 인도 관련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강성용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이 삼프로TV에 나와서 타타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성원과 신뢰를 상징하는 관용구라고 소개한 "우리는 타타의 소금을 먹는다(Ham tata ka namak khaate hain)"는 솔직히 들어보지 못했지만, 실제로 타타의 소금은 단순한 소금 제품이 아니라 타타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이 담긴 상징적인 제품입니다. 인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금은 타타 소금을 의미할 정도로요.  

 

그 외에도 인도 패션 리테일 산업의 대표 기업인 타타 트렌트, 인도 최대 규모 종합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타타 파워, AI·빅데이터·자율주행·헬스케어 등 미래 디지털 기술 솔류션을 제공하는 타타 엘렉시, 가전기업인 볼타스, 그리고 타타 AIA 생명 보험 등 정말 타타그룹의 사업 영역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타타그룹의 시가총액은 3,650억 달러(한화 약 487조 원) 이상으로 IMF가 추산한 이웃이자 한국-북한 관계와 너무나도 흡사한 인도 최대의 적 파키스탄의 2023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3,410억 달러를 추월했다고 합니다. 당장 타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의 시가총액만으로도 파키스탄 경제의 절반 수준이죠. 

 

워낙 규모면에서도 거대하고, 인도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이기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5월 최초로 인도 니프티(Nifty)50 지수가 아닌 타타그룹 내 핵심 10개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KODEX 인도타타그룹 ETF를 상장하기도 했죠. 일명 ' 타타그룹 지수'를 추종하는 이 ETF 상품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소비재섹터 비중을 55%로 높이고, 차별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IT부문과 인프라를 각각 26%와 19%로 가져가 인도 니프티(Nifty)50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홍보가 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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