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노조'에 경기 일으키는 신세계, 이마트 잔혹사

자발적한량 2013. 1. 22.
728x90
반응형

우리 회사에 노조는 존재할 수 없다, 신세계 이마트의 '무노조 경영'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 버튼 클릭으로 제게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emory+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2010년 10월, 이마트 부천점 창고에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의 삶을 다룬 '전태일 평전'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천점 관리자는 '불온 서적(?)'이 발견되었다며 직원들에 대한 면담과 조사를 시작합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하지만 누구의 서적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내부 직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창고에 출입하는 외부직원 중 한 명으로 추정되었죠. 이 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협력사원 3명이 모두 잘립니다. 2명은 퇴점 조치가 되었구요. 1명은 타 지점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실제 내부 문서입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전태일 평전>이 어떻게 불온서적이 될 수가 있는 거죠? 아무리 사기업이라고 해도 그렇지 이거..전태일 기념사업회에서 고소를 하던 뭘 하던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마트 측은 해당 협력업체 사장을 불러들여 책주인을 색출하다 발견하지 못하자 동원 시식코너에서 일하던 협력사원 3명을 모조리 해고한 이마트. 이분들에게 인권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불편한 진실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두번째 사건은 사건. 2011년 9월 7일 오후, 고객서비스 2팀장이 사무실로 왔을 때 책상 위에 '노동자 권리찾기'라는 이름의 수첩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민주노총에서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 독려를 목적으로 만든 홍보물이었는데요. 이 수첩으로 인해 이마트 경북 구미점이 이틀동안 뒤집히게 됩니다. 추석행사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 공간에서 발견된 민주노총 수첩으로 인해 '범인 색출 작전'에 들어가게 되죠.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수첩 발견 즉시 1층과 2층 매장, 캐셔 대기실, 직원 휴게실, 락커, 화장실 및 후방시설까지..샅샅이 뒤졌지만 더이상 수첩은 나오지 않았구요. 보고를 받은 본사 기업문화팀의 권역담당자가 구미점으로 와 점장, 지원팀장, 고객서비스 2팀장을 시작으로 사원 면담을 시작합니다. 이날 면담은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또한 수첩 발견 전후 시간대에 고객서비스 2팀 컴퓨터 사용자 로그인 기록을 확인하고, 사무실 CCTV도 확인하죠. 다음날 본사에서 직원 2명이 구미점으로 증파되고, 아침 8시 30분부터 다시 직원 면담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추석 단기 협력사원 71명, 판매용역 사원 170명, 장기 협력사원 406명 등 전체 협력사원 647명에 대해 민주노총 가입 여부 확인 작업을 실시하죠. 이 모든 것이 가로 8.5cm, 세로 12.8cm 크기의 수첩 1개로 인해 단 25시간 만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이날 오후, 이마트 본사 인사담당기업문화팀 상무는 전국 지점 점장들에게 이메일로 구미점의 상황을 알리는 한편 각 점포의 자체적인 점검 강화를 대외비로 진행할 것을 지시하는 긴급 업무 연락을 합니다. 요약하자면 '순찰을 강화하라', '사원들의 동향을 파악하라', '불법 유인물, 불법 책자 발견시 즉시 보고하라' 등이죠. 한편 CCTV를 재확인 했지만 CCTV와 사무실 입구까지의 거리가 멀었던 점, 추석 행사 관계로 드나든 인원이 많았던 점 등으로 인해 이틀간 서슬 퍼렇던 '수사(?)'는 소득없이 끝납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민주노총 수첩이 일으킨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 지어졌을까요? 이마트 내부 자료에 따르면 '배포자로 추정되는 인력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조사를 마쳤습니다. 대신 정황상 최근 행사 시 입점한 단기 협력사원 71명 중 한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문건은 '배포자로 추정되는 추석 단기 협력사원에 대한 밀착관리와 더불어 퇴점 관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말로 마칩니다. 점진적으로 해고하겠단 소리죠. 어떻게 처리가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구요.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 버튼 클릭으로 제게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자,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신세계, 이마트 사측에서 어떻게 이렇게 빠른 대처가 가능했을까요? 그 답은 2011년 3월에 작성된 내부 문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측은 노조설립 이후의 대응이 아닌 사전에 원천적으로 노조를 봉쇄하고자 불만요인, 촉매자, 동조자를 사전에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웁니다. 바로 노조 봉쇄 조직인 일명 '해바라기팀'입니다. 이름 참...직관적이죠?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해바라기팀은 크게 '씨앗조', '울타리조', '제초조' 이렇게 세 개의 하부조직으로 구성됩니다. 해바라기팀도 그렇지만 씨앗조, 울타리조, 제초조..진짜 네이밍 훌륭하네요. 이들의 활약상을 살펴볼까요? 먼저 씨앗조. 노조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무전기, 카메라, 녹음기, 망원경, 녹화기, 차량추적장치 등 수많은 장비가 동원됩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미행과 녹취를 통해 자료를 수집합니다. 신분노출을 막기 위해 신분증, 명함, 회사 다이어리 등을 소지하지 말라고 쓰여있구요. 채증과 미행에 필요한 장비 사용법을 숙지해 놓을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노조에 가입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인물의 친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친밀관계도를 만드는 것은 기본입니다. 국정원 요원이 울고 갈 기세네요.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전직원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이용하여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홈페이지에서 가입여부를 조회하죠. 가입여부를 상부에 보고한 메일을 보면 외부업체 협력사원까지도 예외가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 버튼 클릭으로 제게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자, 다음으로는 수집된 자료를 갖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 울타리조의 활동을 살펴보죠. 위의 사진은 1인 시위 대응지침에 관한 내부 문건입니다. 이 문건 속에는 충돌을 유발하며 자극할 수 있는 모든 단어를 사용할 것(단, '죽인다' 등의 협박성 단어는 금지), 충돌 장면을 촬영하되 먼저 폭행하지 말 것, 말 잘하고 대찬 사원에게 노조를 자극할 멘트를 교육할 것(ex. '너 편히 쉴 때 임신 5개월 여사원 혼자 생고생 하더라', '춥지? 니 온다니까 날도 춥네! 하늘이 벌주는 거야!') 등 자세한 지침이 적혀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실제 적용 사례를 살펴봐야죠. 위의 장면은 KBS 9시 뉴스에 방영되었던 장면입니다. 1인 시위자에게 2명이 접근하여 몸으로 밀치고 폭언을 하는 등 자극을 주고 있고, 또 다른 두 명은 이러한 충돌 장면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에 유리한 장면이 나오기를 기도하면서 말이죠.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자, 그렇다면 회사 측에서는 노조가입자들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까요? 신세계·이마트는 이들을 강제퇴사시키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업계 1위를 달리는 이미지 좋은 기업이니까요..^^ 사측은 이들을 업무 강도가 강한 부서로 배치하거나 인사 점수를 낮게 줘서 자진퇴사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힘들어서 견디지 못하게 하려는 무언의 압력이죠.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이마트에는 '노사협의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사협의회는 대표를 회사에서 지정을 해주는 어용단체입니다. 노사협의회에 속한 이들은 인사 고과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진급하고 회사에서 연수 명목으로 외국 여행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이마트 노조를 설립한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이러한 노사협의회마저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출마하지 못하게 회칙을 변경하고, 그를 추천한 동료들을 조직적으로 압박하면서 막았죠. 그는 결국 회사 내부에선 해결이 안된다고 느끼고 노조를 설립합니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신세계 이마트는 무노조 경영을 위해서라면 법도 윤리도 지키지 않는 회사라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말했고, 그는 노조 설립 20일 만인 2012년 11월 17일에 해고되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그런데 이마트에서 노조 탄압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노조와 관련한 내부문건을 회사차원에서 시나리오로 작성한 것은 사실인데, 그것을 진짜 시행한 것은 일부 직원들의 자의적인 행동이었을 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합니다. '과잉충성'한 직원들은 내부에서 알아서 징계할 방침이고, 이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더욱 사랑받는 이마트가 되겠다네요..ㅎㅎ 재밌는 일은 2011년 7월 18일 삼성노조가 출범함과 동시에 조장희 삼성노조 부위원장이 해고된 점입니다. 조장희 부위원장도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노사협의회'에 출마하려다 좌절했구요. 그 과정에서 두 기업이 무척이나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역시 범 삼성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더욱 사랑받는 이마트가 되겠다'는 이마트의 공식입장. 차후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노조 전태일 이마트노조 사찰논란

로그인이 필요없는 추천 !

이 글에 동감하시거나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 버튼 클릭으로 제게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emory+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