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여성과의 만남을 미끼로 유인 후 사진 찍고 조롱하는 일베의 <강제정모>

자발적한량 201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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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만나고 싶어하는 남자들을 낚아라, 일베의 강제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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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라는 사이트에 대해서 이제 상당히 많은 일반인들도 인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일베와 관련된 두가지 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인 오늘의 포스팅은 일베의 <강제정모>입니다. 앞서 지난 2월 일베는 울랄라세션의 리더인 故 임윤택에게 일명 <시체드립>을 하여 많은 네티즌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저 재밌기만 하면 무리수를 두는 것을 개의치 않는 일베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이번 <강제정모>. 자, 살펴보시겠습니다.



4월 21일 일요일. 인천·부산·대구 3개 지역에서 진행된 오늘의 강제정모는 1km 어플을 사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1km라는 어플은 이 어플을 설치한 1km 반경 내의 사용자끼리 대화를 할 수 있는 위치기반 SNS인데요. 일베충들은 '전국각지의 보빨러(여성을 옹호하는 남성을 상징하는 일베의 비속어)를 모아 인증을 시키자'는 취지로 이번 일을 진행시켰습니다. '박소중', '김소중', '노운지(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의 비속어)' 등의 이름을 사용하여 1km 어플에서 여성인 척 연기를 하여 많은 남성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한 일베충들은 마치 축제라도 열린 듯(이들에게는 축제였을 것입니다) 관련 내용들이 일베 게시판을 채웁니다.



부산과 대구에선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을 한 인천에서의 모임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인천 동암 스타벅스 앞으로 꼬드긴 남자들을 오게한 뒤 이 사실이 일베에 올라왔고, 많은 일베충들이 재밌다며 구경을 오겠다고 나섭니다. 이들의 표현에서는 낚인 남자들을 인증시키는 것을 '저격'이라고 표현합니다. 스나이퍼가 적을 저격하는 것에 빗댄 말이죠. 또 다른 표현으로는 '종군기자'라고들 부르더군요. 일베충들은 벌어진 이 상황에 무척 즐거워하며 자신들이 모은 남자들을 '저격'하는 데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정확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 20명 중 13명 가량의 남성이 일베충들의 낚시에 낚였다고 하는데요. 일베충들은 온갖 사진을 비롯하여 당시 상황을 나타낸 3D 상황도에서부터 차량을 동원하고 심지어는 아프리카 TV 생방송까지 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더군요.



그리고는 주최를 한 일베충이 이날 강제모임의 화룡점정을 위해 '몹몰이(인터넷 게임에서 몬스터들을 일정한 장소로 몰아넣는 것을 뜻하는 용어)'를 합니다. 모여있는 남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카카오톡을 보내서 근처의 파리바게트 앞으로 모이라고 하죠. 결국 속임수에 넘어간 남자들은 스타벅스 앞에서, 그리고 파리바게트 앞에서 무수히 많은 사진을 찍히며 '저격'을 당하고 맙니다. 자신들에게 농락당한 이들의 사진을 서로 일베 게시판에 올리며 이 상황을 즐기죠.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관련하여 '일베에 법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하지만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민변의 한웅 변호사는 '도덕적 비난은 가능하겠지만, 법적인 처벌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힙니다. 다만 사진 촬영에 대해서 초상권 침해의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고 하더군요. 남성연대라는 단체의 대표라는 성재기 씨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은 분명하지만 웃고마는 짖궂은 장난으로 봐야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남성의 성충동을 이용하는 장난들은 있었다"며 이를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까지도 풍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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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강제정모가 일베충들에 의해서 꾸준히 기획중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동암 강제정모로 한껏 재미를 본 일베충들은 1km, 랜던 채팅 등의 스마트폰 어플에서 잠복을 하며 각 지역의 남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노아라·이소중·박소중·김지운 등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여 여성으로 가장한 이들은 서울의 홍대·신촌·강남은 물론 대구·부산 등지에서 이번 강제정모와 같은 '성충동을 이용하는 장난'을 준비중이며, 외제차와 외국인 사진을 이용하여 여성들(일베의 표현에 의하면 '김치녀')을 대상으로 한 강제정모도 구상중입니다. 



한편 이 기사에 대해 인터넷매체인 프레스바이플에서 보도를 했는데요. 일베와 관련된 기사를 몇번 냈던 기자인 모양입니다. 기사가 떴다고 일베 내에 글이 올라오자 기자를 향해 '에미뒤진새끼' 등의 악플이 달리네요. 민변의 한웅 변호사 말대로 초상권 침해와 같은 책임 외에는 법적인 처벌이 불가능하고 도덕적인 비난이 가능한 상황에서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그 도덕적 비난을 위함입니다. 뭐 어짜피 일베충들이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서 신경쓰지도 않으니 그런 짓을 하고 깔깔대며 좋아하겠지요. 이번 사건을 보니 정말 일베충들을 사회로 끄집어내보고 싶어지는군요. 일베에게 낚여서 사진 찍히는 저 사람들도 참...혀가 끌끌 차이지만, 역시 명불허전 일베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전주였던가 광주였던가...전라도 지역에서도 강제정모를 추진하겠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더군요. 일베에서 전라도를 혐오하는 것을 많이들 아실겁니다. '광주는 폭동'이라는 쿠데타의 수괴 전두환을 전땅크라고 추켜세우며 전라도를 까대는 데 혈안이 되어 있죠. 그런데 그런 일베 안에도 전라도 출신들이 있나 봅니다.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만. 전라도 출신 일베충의 글에 '싫다 폭도(전라도인을 지칭)와는 협상하지 않는다', '탈라도는 없다 그의 고향을 통수쳤을 뿐', '역시 동향사람도 통수치는 홍어ㄷㄷ' 등의 댓글이 달리는군요. 제가 만약 전라도 출신이었다면, 이런 사이트에선 활동안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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