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 터져 나온 이재명 집권 뒤 홍준표 국무총리설
15일 정치권에서는 난대없는 '홍준표 국무총리설'이 터져 나왔습니다. 얘기인즉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과 차기 정부의 국무총리직 임명에 관해 논의 중이라는 것이었죠. 이번 조기대선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다음달 4일부터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대선 전 조기 인선 작업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고 있는 홍준표 전 시장에 관련된 이야기인지라 상당히 이슈가 됐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측 인사가 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 연휴 기간 홍 전 시장 측에 연락해 홍 전 시장이 국무총리를 맡아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고 합니다. 물론 양측 모두 대선 후 이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한 대화였는데, 홍 시장 측이 가부 확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총리직 논의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홍준표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달 초 총리 제안은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 꽤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이재명 후보가 홍준표 전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 전 시장과 최근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며 "민생을 위해 유능하고 충직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통해 성과를 내고 평가받고 싶다"며 "그 속에 홍 전 시장 같은 훌륭한 분들이 함께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고, 많이 노력하려 한다"고 밝히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 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첨단산업 강국을 위한 규제혁신, 첨단기술투자확대, 모병제 등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하는 등 묘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지난 13일 홍준표 전 시장 지지자들(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찐홍·홍준표캠프SNS팀 등)이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비롯해 과거 발언 때문에 최종 합류는 불발됐지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전 시장의 정책통으로 활동했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가 민주당 중앙선대위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이재명-홍준표가 손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었죠.
홍준표 전 시장은 15일 자신과 지지자들간의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 그 당(국민의힘)이 내게 베풀어준 건 없다"며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를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적은 것을 비롯해 "대선 끝나면 돌아가겠다"며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는 등 여전히 국민의힘에 앙금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준표·민주당 양측 모두 부인하면서 일단락, 홍준표 "나는 손오공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 전 시장이 국무총리직을 두고 논의했다는 보도는 양측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해프닝이 되었습니다. 홍준표 전 시장은 15일 오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언론의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 금일 보도된 <이재명 당선시 초대 총리, 홍준표 고려…홍 측 '제안 있었다'> 기사 내용은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고, 민주당 중앙선대위 조승래 공보단장 역시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무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홍준표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미국 하와이주 최고봉인 마우나케아 정상에 오른 사진을 올리면서 "귀가 멍멍하긴 하지만 내 생애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가 본 일은 없다"며 "구름 위에 올라간 오늘, 나는 손오공이다"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글 내용은 표면적으론 구름이 아래로 펼쳐진 마우나케아에 오른 것을 빗댄 것이기도 하지만, 의미적으론 분신술을 쓰는 '손오공'마냥 여기저기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썰이 도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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