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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시작과 동시에 부실 운영 문제 속출로 나라 망신 진행 중

자발적한량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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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부터 시작해 12일까지 12일간의 일정에 들어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4년마다 한 번 개최되는 전 세계적인 야영대회 및 각국의 문화 교류를 위한 청소년 축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열린 1991년 제17회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되었죠. 

 

이번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201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콘그레스센터에서 열렸던 제41차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강력한 후보였던 폴란드의 그단스크를 제치고 최종 선정된 바 있습니다. 결국 그단스크는 2027년 열릴 제26차 세계 잼버리의 개최지에 재도전, 결국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었죠.   

 

새만금 세계잼버리 일정은 1일부터 시작되었지만 개영식은 어제(2일) 잼버리장 내 델타 구역에 위치한 대형 무대에서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는데요. 스카우트 대원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한 윤석열 대통령은 스카우트 복장을 입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개영식장에 들어선 뒤 종이비행기 퍼포먼스를 함께 했고, "저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친구와 동료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손을 내미는 멋진 스카우트가 되길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시작 전부터 폭우로 인해 발생한 대회장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잡음을 일으키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개영식에서 불거져 나온 미흡한 진행 등 끊임없이 부실 운영 논란을 일으키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현재진행형 나라 망신을 시전 중입니다.

 

먼저 첫 번째 논란은 지난 봄부터 제기된 대회장 관리 부실 문제. 대회 장소인 새만금이 간척지 임에도 불구하고 배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 대회장 인근이 발목까지 물이 차는 등 대회장 관리 부실 논란이 일었죠. 이 떄까지만 해도 조직위는 개최 전인 7월까진 배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예고된대로 대회 일주일을 남겨둔 뒤 찾아온 장마로 인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대회장이 그야말로 뻘밭으로 변해버린 것. 텐트를 치기는커녕 걷기도 힘들 지경이 된 상황에서 주최 측은 부랴부랴 화물 운송용 깔판인 파렛트 10만 개를 투입합니다. 그마저도 참가자들이 셀프로 설치해야 했구요. 이쯤되면 12일간 간척 사업하러 온 게 아닌가 싶은..  K-리어카

 

텐트야 어찌저찌 설치는 했지만, 이동시 장화를 신지 않으면 활동이 어렵고, 심지어는 샤워를 할 때도 장화를 신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추가로 물이 고이면서 모기, 날벌레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동일하게 간척지에서 열렸던 일본 야마구치 세계잼버리가 호우로 대회장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견되자 배수시설을 곧바로 보완해 문제를 해결한 것과는 대조적이죠.

 

또한 세계잼버리가 시작된 8월 1일, 새만금 지역은 폭염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최고기온은 34.5℃를 기록했죠. 그러면서 온열질환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직위에 따르면 8월 1일 발생한 807명의 환자 중 400명 이상이 온열질환자라고 하고, 결국 조직위는 개영식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부대 행사 중단을 요청했죠. 야영장과 인접한 3개 경찰서에는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는 갑호비상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세계 잼버리가 항상 한여름철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개최되었기 때문에 남반구 지역에서 개최되지 않는 한 온열질환자 발생은 비단 이번 새만금 세계잼버리만의 일은 아닙니다. 직전 세계 잼버리였던 2019년 미국 서밋 벡텔 세계 잼버리에서도, 2015년 일본 야마구치 세계잼버리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다만 문제는 조직위의 태도입니다. 조직위는 온열질환자 속출 논란에 대해 "더운 건 이미 참가자들이 충분히 인지한 부분이고 참가자들의 정신력이 강한 데다 야영 생활에 익숙하다"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기껏 전 세계의 청소년을 초대해놓고 '니네가 다 감안하고 온 것 아니냐'며 의지드립을 친 탓에 참가자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죠.

 

그리고 2일 있었던 개영식에서의 부실 진행 논란. 과테말라 기수단이 입장할 때 전광판에는 과테말라가 아닌 '콰테말라'라는 한글 표기가 등장했으며, 도미니카 연방 기수단이 입장할 때는 'commonwealth of Dominica'라고 표기되야 할 영어 표기가 단순히 'Dominica'로 표기되었습니다. 또한 말라위와 말레이시아 기수단이 입장할 때는 전광판에 한글표기, 영어표기, 스페인어표기, 국기 그 어떤 것도 등장하지 않았죠. 음향 문제를 비롯해 남성 사회자였던 KBS 박태원 아나운서의 진행도 부실하여 도마에 올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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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개영식 도중 온열질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참가자들의 추가 부상을 염려, 조직위 측에 진행 중지를 요청했으나 조직위는 이를 묵살한 채 30분 이상 개영식을 계속 강행했습니다. 그 결과 개영식에서는 온열질환자 가 100여 명이 발생해 구급차가 19대나 출동하는 상황을 야기시키고 말았죠.

 

그리고 논란은 음식으로 확대되었습니다. 2일 아침 식사로 참가자들에게 구운 계란이 두 알씩 지급되었는데요. 일부 참가자들로부터 이 구운 계란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 것. 뿐만 아니라 식재료가 예정된 시각에 지급되지 않아 오정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조직위가 파악한 결과 40여 명에게 지급된 구운 달걀 80여 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하는군요. 다행히 곰팡이가 핀 계란을 먹은 참가자들은 없었고, 결국 조직위 측은 계란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폐기 조치하는 한편 "계란 공급업체에 원인·대책방안을 강구토록 함과 동시에 추후 제공될 급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논란이 있었으니 바로 잼버리 내 마트 GS25의 폭리 논란. 한 참가자는 제보를 통해 "200m 줄을 서서 두루마리 휴지 2알을 샀는데, 4,000원을 받더라"며 "전체적으로 비싸다. 참가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얼름이 오전에는 6,000원에 팔리더니 오후가 되니 8,000원으로 올랐다. 헹사장이 너무 더워 얼음이라도 구해 폭염을 견뎌보려 했지만 더위를 이용한 상술에 참여자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죠.

 

부실 운영 논란은 여기서 끊이지 않습니다.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되어 있어 옆에서 안이 다 보이고, 화장실이 남녀 공통인 곳도 있는 데다 심지어는 저녁엔 불도 안 들어오고 청소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더러운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가 한 참가자의 학부모를 통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알려졌죠. 

 

이렇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위는 그저 어떻게든 12일 동안 버텨보자라는 심상인 것 같습니다. 오늘 조직위는 당초 언론에 허용했던 취재 장소인 델타 구역을 통제했습니다. 애초 공지된 내용은 관계자 동행 없이 자율적 취재였으나, 하지만 언론 뿐 아니라 참가자 및 참가자들의 부모를 통해 불만이 하나둘씩 제기되고 있는 상황. 기가 차는 상황은 480억 원을 들인 메인센터 건물공사는 내년이나 되야 완공된다고 하죠? 짐보리는 8월 12일이면 끝나는데.. 엿 바꿔 먹으려나요?

 

이러한 와중에 실낱같은 희망과도 같은 자원봉사자 파트에서마저 잡음이 나오고 있다고 해서 행사가 무사히 끝이라도 날지 싶은 걱정이 가득 합니다. 봉사활동에 앞서 컨벤션센터 내 웰컴 센터에 개인정보를 등록해야 하는데, 센터 내 직원들은 모르쇠로 일관, 등록까지 30분을 헤맸다는 이야기부터 그 흔한 단톡방 하나도 없이, 봉사활동 기간에 대한 어떠한 체계적인 지시도 없어 황당했다는 이야기('봉사 장소로 이동해서 오후 6시까지 알아서 봉사활동하라' 했다는...), 지난 20일 이뤄진 화상교육을 통해 일반적인 개요만 설명했을 뿐 정작 현장에서는 쓰레기를 모으거나 휴식하는 장소 등 자원봉사자들의 생활에 대해 어떠한 안내도 없었고, 관련해 문의를 하자 담당자는 "나도 모르니 알아서 찾으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까지...

심지어 조직위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영내 등에서 알아서들 점심식사 해결하고 추후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 식다 한도 및 점심 시간도 따로 정해주지 않아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혼선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다들 거하게 점심 땡겨도 다 OK인가보네요? 결국 이런 조직위의 방치에 가까운 자원봉사자 운영 실태에 회의감을 느낀 몇 자원봉사자들은 급기야 봉사를 포기하고 야영장을 떠나기도 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고 있어서 한심함마저 드네요. 몇몇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나라 답게 서바이벌 행사로 가는 거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큰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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