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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봉명동 맛집 칸스테이크하우스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본 포스팅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담은 것입니다. 또한, 포스팅 내용은 양심에 의해 솔직하게 가감없이 작성되었습니다.
기일에 맞춰 금산에 있는 외할머니 산소에 다녀오고 친척 분을 모셔다드리러 대전 유성구 쪽으로 들어갔다가 방문하게 된 봉명동. 처음 와본 지역이긴 합니다만, 판교라던가 서산중앙호수공원과 상당히 흡사한 분위기가 나는 풍경이더군요. 크지 않은 주상복합건물들. 판교처럼 각 건물 1층마다 카페며 음식점이며 즐비하게 늘어서겠죠. 1년만에 한데 모인 일가친척인데, 스테이크 한번 썰어주기로 했습니다.
런치와 디너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주말은 디너로 적용되구요. 다만 숙성기간 때문에 간혹 판매 가능한 부위가 변동될 수 있으니 주문할 때 직원에게 문의를 바란다고 되있네요. 와인도 마련되어 있구요. 전 칸스테이크하우스의 스테이크 가격이 좀 너무 싼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차차 설명하는 것으로 하지요.
들어갔을 때 느낌은 흡사 갤러리를 방불케 합니다. 소와 관련된 그림, 사진 등 '스테이크 하우스' 답게 천지가 모두 소입니다. 그림들에 좀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였더니 쉐프 분 지인이 직접 그려준 작품들이라고 하네요. 저도 주변에 미술과 관련된 친구 한명 쯤은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매우 따스합니다. 씨푸드와 관련된 곳이 푸른 계열의 시원한 느낌을 준다면 역시 스테이크나 이태리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붉은 계열의 약간 어두운 색으로 차분하면서 정돈된 분위기를 띄어주면 고급스러운 기억으로 남지요.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식사와 함께 할 첫 와인이 준비됩니다. Gato Negro(가또 네그로). 라벨에 나와있는 것처럼 검은 고양이라는 뜻이죠. 칠레 와인으로 미디엄바디에 무겁지 않은 탄닌감 등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와인이죠. 바로 이 가또 네그로가 칸스테이크하우스의 하우스와인입니다.
시작을 알리는 식전빵으로 부드러운 바게트빵과 오징어 먹물 치아바타가 준비됩니다. 함께 준비된 올리브유+발사믹 식초에 푹 담궈 먹어서 다른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더 달라고 하면 되는 걸 갖고...식전빵과 와인으로 오늘의 식사를 시작해 봅니다.
가게 한 켠에 그려져 있는 소의 각 부위 설명. 립아이 스테이크와 티본 스테이크는 그려있기까지 하네요. 저걸 보면서 '아 내가 지금 먹고 있는 부위가 소의 어디쯤이구나' 하며 먹으면 되는건가요?ㅎㅎ 마치 참치집에서 실장님이 이건 어디 부위입니다 말해주듯이...
참숯이 구워진 야채모듬입니다. 메뉴판을 훑어보고 음식이 차례로 나오며 알게 된 점은, 칸스테이크하우스에서 사용되는 모든 구이에는 참숯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스테이크는 물론이고 야채까지두요. 일반적인 구이에 비해 만족감을 가질 수 밖에 없더군요.
토마토, 호박,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가지, 표고버섯 등 다양한 종류의 야채가 참숯의 도움으로 향상된 맛을 뽑냅니다. 시골에서 직접 키워낸 야채들을 공급받는다고 하는데, 그런 좋은 재료라면 참숯과 매칭시켜줄 가치가 충분하죠. 불기운을 머금은 재료들이 한껏 뽐내는 풍미가 느껴집니다. 생야채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구운 야채는 먹는 경우가 꽤 있죠?
시즈널 베이비 그린 샐러드. 어린 야채들에 생 파마산 치즈를 갈아서 흩뿌린 에피타이저입니다.
가까이서 찍으니 '치즈 뿌리는 거 진짜 귀찮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샐러드 접시 전체에 눈꽃처럼 생 파마산 치즈가 뿌려져 있습니다. 한편으론 접시 모서리에 뿌려진 치즈는 대부분 안먹을텐데 아깝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아, 저요? 전 다 먹었습니다. 어떻게 먹었는지는 노코멘트...야채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흔적이 엿보이는 샐러드입니다. 파마산 치즈의 맛이 은은하게 퍼지는 수준으로 드레싱 소스도 최대한 사용을 절제했습니다. 가장 샐러드 다운 샐러드라고나 할까요?
한쪽 면에 이리저리 쌓여있는 와인들. 아까 처음에 보여드렸던 칸스테이크하우스의 하우스와인인 가또 네그로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칠판에는 예약손님들의 명단이 빼곡하게 적혀있네요. 칸스테이크하우스는 방문 전 필히 예약을 해야 되는데요. 칸스테이크하우스가 예약제로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칸스테이크하우스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꽤나 서울지역에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자리를 잡아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도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많죠. 드라이에이징은 말 그대로 고리를 공기에 노출시켜 자연 상태로 숙성시킨 겁니다. 최소 10일에서 40일 정도의 오랜 시간에 걸쳐 습도, 온도, 통풍 등을 맞춰주며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하죠. 칸스테이크하우스는 바로 대전 최초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입니다.
보통 우리가 먹는 스테이크는 고기를 진공 포장하여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는 웨트 에이징 방식입니다.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수분이 없어져서 원육이 최대 60%까지 손실되는데요. 결과적으론 육즙이 농축되기 때문에 스테이크의 깊은 풍미와 씹는 맛이 일반적인 스테이크에 비해 탁월해집니다. 오랜 숙성 기간과 까다로운 과정 때문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는 가격도 약간 높은데요. 칸스테이크하우스는 타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 대비 2~30% 가량 가격이 저렴하더군요. 제가 위에서 메뉴판을 소개하며 가격이 저렴하다고 언급했던 게 바로 요겁니다.
이번엔 차돌박이와 야채가 어우러진 차돌박이 샐러드. 오리엔탈 드레싱이 가미되었습니다.
스테이크 샐러드처럼 고기와 야채가 어우러진다는 것에 대해서 사실 얼마 전까진 회의적이었는데요. 요새는 이런 메뉴들이 사이드 디쉬를 넘어서 꽤나 무게감 있는 준 메인메뉴급이라고 생각을 고쳐 먹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여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구요(...ㅋㅋ)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차돌박이의 맛을 드레싱이 곁들여진 야채들이 매끄럽게 잡아주면서 조화를 이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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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스테이크가 나올 차례입니다. 와인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1865 까베르네 소비뇽. 한국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칠레 와인이죠? 와이너리인 산 페드로의 설립 연도를 기념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18홀을 65타로 치라'는 의미를 담아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이른바 '골프 와인'으로 불리우죠. 워낙 대중적이어서 실패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1865 까베르네 소비뇽.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와 함께 할 와인으로 낙점!
홀그레인(씨겨자)과 백김치가 놓여지면서 스테이크 시작을 알립니다.
1번 타자는 립아이 스테이크. 우리가 흔히 꽃등심이라고 부르는 부위입니다. 부위가 부위인만큼 베어물었을 때 가둬졌던 육즙이 입 안에서 번지며 드라이에이징의 매력을 여실히 알려줬다는 생각을 하게 한 립아이 스테이크. 전 항상 등심과 안심 중에 고민하다 등심 쪽으로 기우는 편인데요. 만약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처음 접해보신다면, 립아이 스테이크를 우선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치감과 육즙, 향, 맛 뭐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던 훌륭한 스테이크였습니다.
이어지는 스테이크 역시 립아이 스테이크. 그런데 위에 있는 립아이 스테이크와는 모양이 사뭇 다르죠? 위의 립아이 스테이크는 본인, 이건 본리스입니다. 취향에 따라 주문시 선택이 가능하죠.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의 풍미를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미디엄레어-미디엄 사이로 굽기 정도가 정해져서 나오는데, 맛을 본 뒤 원할 경우 좀 더 구워주기도 합니다. 미디움레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접하는 스테이크에 비해선 핏기라던가 그런게 적죠? 아무래도 드라이에이징이라 수분이 많이 날라가고 대신 고기 안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은 뉴욕스트립 스테이크 입니다. 채끝등심 부위죠. 풍미와 향기가 좋아 립아이 스테이크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상당히 높습니다.
채끝을 뉴욕스트립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가 모양이 마치 뉴욕주를 닮아서이기 떄문이라고 하죠? 채끝은 운동량이 적어 꽤나 부드러운 부위입니다. 이날 먹었던 뉴욕스트립 스테이크는 넉넉한 두께에로 씹는 맛과 함께 안심 못지 않은 부드러움을 뽐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심스테이크도 나왔습니다. 소의 많은 부위 중 가장 부드럽다고 알려져있고, 가장 적은 양이 나와서 금액대도 가장 비싼 스테이크입니다. 서양에서 특히 인기가 높죠.
운동량 자체가 없어서 부드러움이 극강을 달리는 안심 스테이크. 립아이 스테이크가 입안에서 진한 고기 맛이 풍부하게 퍼진다면 안심 스테이크는 부드러운 육질이 입 안에서 고르게 흩어진다고 표현하면 알맞을 것 같네요. 연하고 기름기 없는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감자튀김. 적당히 간이 배어있고 매콤한 맛이 곁들여져 튀김의 느끼한 맛을 매끄럽게 잡아줬습니다. 스테이크와 함께하는 사이드 메뉴로 알맞게 바삭하게 튀겨져 '감자성애자'인 절 만족시켜줬네요. 스테이크에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종식시키며 깨끗하게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요건 새롭게 출시 예정이라던 찹스테이크. 6월 중순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했으니 지금쯤 시작했겠죠? 토마토, 양파, 무순, 가지 등과 함께 어우러져 한껏 고기의 맛을 돋구는데요. 야채들의 식감이 죽지 않아 더욱 다채로운 맛을 냈습니다.
오늘의 식사를 마무리할 디저트 플레이트 등장. 플레이팅 이쁘죠?
디저트로는 브라우니와 곁들여진 바닐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그리고 필라델피아 치즈 케익. 한바탕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탄산음료, 주스를 포함하여 각종 맥주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디저트까지 나왔지만 가족들의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이날 결국 가또 네그로, 1865 까베르네 소비뇽에 이어 만화 '신의 물방울'로 유명한 샤또 몽페라를 열고서야 이 날의 자리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 켠에서는 우드윅 향초가 라벤더 향을 은은하게 뿌리고 있었네요. 인테리어 곳곳에서 소소한 아이디어들이 보이곤 합니다.
아까 언급했던 소 그림 및 사진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니 더욱 분위기가 고조되네요. 와인과 참으로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스테이크와 함께 와인을 꼭 함께 즐기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와인의 유무는 스테이크가 주는 만족감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를 좌우하는 커다란 요소라고 생각되네요. 이 날은 제가 알고 있던 1865 까베르네 소비뇽과 샤또 몽페라가 있어서 요걸 먹었는데, 더욱 많은 와인을 갖추어 다음에 갔을 땐 모르고 있었던 좋은 와인도 한번 추천 받아보고 싶네요.
'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음식들을 선보인 칸스테이크하우스. 대전 최초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이라는 수식어 외에도 '최상'이라는 표현이 걸맞는 집이었습니다.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테이크에 집중을 쏟는 점도 후한 평가를 주고 싶구요. 다양한 스테이크가 있는데 샘플러 방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가겠죠?ㅎㅎ 여하튼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와 와인이 곁들여진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가족식사였습니다. 이상 칸스테이크하우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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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스테이크하우스▣
☞어떤 곳 |
대전 최초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 |
☞주소 |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서로 17-11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 1052-3) |
☞전화번호 |
042-825-5284 |
☞영업시간 |
12:00 ~ 15:00 (L.O 14:30), Break Time 15:00 ~ 18:00, 18:00 ~ 22:00 (L.O 21:30) , 매주 월요일 휴무 |
☞흡연 |
불가 |
☞주차 |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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