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대한민국 vs 호주, 잘싸웠다 손흥민, 아쉽다 차두리!

ⓒ2015 AFC CUP 홈페이지

아시안컵 대한민국 호주 우승 손흥민 골장면 차두리 은퇴 손흥민 골

정~말 오랜만에 본 축구경기였습니다. 언제부턴가 재미없어서 쭉 안봤었는데. 오늘 안동에서 사촌동생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신천에 있다고 연락이 왔는데, 축구 결과 보고 이기면 일접고 가고 지면 일하겠다고 했거든요. 페친들이 오늘 축구 기대평을 올리는 것도 그렇고, 뉴스에서도 아시안 컵 무실점 기록 어쩌고 하면서 시끌시끌하길래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2015 AFC CU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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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해서 아는 건 뭐 쥐뿔도 없지만 전반적으로 전반전 관전평을 해보자면 무척이나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고 봅니다. 전체적인 점유율은 호주에 비해 떨어졌지만 재치있게 치고 빠지면서 세밀한 움직임을 보여주더군요. 전반전이 끝나갈 때 쯤에는 손흥민의 공격으로부터 시작된 이후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며 약간 기대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전반전 종료 직전인 44분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1:0으로 뒤쳐졌습니다.

후반전이 시작해서 좀 더 힘을 내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하지만 호주 대표팀 역시 완급 조절을 해가며 더 몰아세우지도, 걸어잠그지도 않고 지긋하게 수비에 무게감을 주면서 버티더군요. 선수들의 체력이 점점 떨어져 가면서 라인이 무너지는 것이 보였고, 공격과 수비가 점차 따로 노는 것이 보였습니다. 한편 호주팀에서는 미드필더와 수비가 간격을 좁히면서 우리의 공격을 차단하더군요.

ⓒ2015 AFC CU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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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간에 한 5분 정도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추가 시간이 3분 주어졌습니다. 호주 관중들은 아시안컵 우승을 확정지은마냥 축제 분위기에 가득차 있었고, 대한민국과 호주 모두 선수들이 마지막 정신력을 발휘하며 힘을 끌어올렸습니다. 그런데 경기 종료를 불과 약 1분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동점골을 차분하게 성공시켰습니다. 손흥민은 이 골로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이 넣은 100호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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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에 돌입하면서 뭐랄까요. 말그대로 진흙탕 싸움? 양 팀 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정신력으로 승부하는 모습이 참 고마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려는 그 투지를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던 것 아니었을까요? 설령 지더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싸우는 모습을 그동안 보고 싶어했을 것 같습니다. 연장전반이 끝나기 직전 아쉽게도 트로시에게 골을 허용하며 다시 1:2로 호주가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2015 AFC CU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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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후반이 시작되고 벌어진 벼랑끝 싸움에서 대한민국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악바리처럼 호주를 몰아세우며 호주의 골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압박했습니다. MBC의 해설위원인 안정환이 말한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소진한 뒤 벌어지는 백병전"이라는 표현이 무척이나 와닿았네요. 마치 40km 정도 달린 상황의 마라토너들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우리는 정말 끝까지 모든 것을 쏟아내며 싸웠고, 그렇게 경기가 종료되며 호주의 승리, 아시안컵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2015 AFC CU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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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경기였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차두리.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막내였던 차두리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어언 13년이 흘러 국가대표팀의 맏형이 되었고, 이제 국가대표팀 은퇴를 앞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체력을 보여주더군요. 골을 갖은 상태에서 드리블을 하며 돌진하는 속도가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한 기사의 제목이 눈에 띄더군요. '손흥민이 삼촌 차두리의 은퇴 시간을 30분 늦췄다'.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또한 골키퍼 김진현. 뭔가 물렁물렁한 정성룡을 보다가 김진현의 플레이를 처음 봤는데,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구석이 있더군요. 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무실점 기록이 깨지긴 했지만...앞으로 대한민국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는 재원으로 활약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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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비록 승부는 호주의 승리로 끝나며 우리는 준우승을 했지만, 이청용과 구자철 등이 부상으로 제외된 상태에서 오늘 우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무척이나 잘 싸웠습니다. 1956년과 1960년 제1, 2회 우승을 한 이후 55년동안 들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기 위해 도전했지만, 정말 아쉽게 졌네요.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 좋은 경기와 더 높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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