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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해임건의 수용불가 밝힌 청와대...명불허전 '불통' 박근혜

자발적한량 201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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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장관 구하기 나선 새누리당, 본격 '창조정치(꼼수)'



제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본회의가 이어지고 있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본회의장에서는 또 한 번 낯뜨거운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정의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한 가운데 표결을 앞두고 23일인 어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난데없이 이른바 '국무위원 필리버스터'가 발생했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 다수당이지만 129석을 확보해 과반이 안되는 새누리당은 해임안에 대한 의견이 갈린 국민의당 의원들 설득에 나서는 한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해 해임건의안을 자동 폐기하게 하려고 신청서를 받아가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3일 오전 9시에 시작한 의원총회를 오후 3시까지 지연시키면서 애초 오전 10시에 개의할 예정이었던 본회의 개의를 방해했죠. 하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오후 2시12분 본회의 개의를 선포했고 자연스럽게 본회의 개의 전에 필리버스터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지자 '창조'적인 꼼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의 질문은 15분, 의사진행발언은 5분으로 제한되는데 비해 국무위원의 답변시간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인데요. 새누리당 의원 질문 차례만 됐다 하면 국무위원들의 답변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의 첫 질문자였던 정우택 의원의 질문을 받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답변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50분 가량을 끌었고, 임이자 의원의 질문을 받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교과서를 읽는 수준의 답변을 하기도 했죠. 정말...정부와 여당이 자웅동체인 줄 알았네요. 


더민주는 속을 끓이면서도 일단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어쩌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가 정부관계자를 대거 소집해 답변시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목격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구요. 대정부질문 막바지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과 야당 의석을 향해 삿대질을 해가며 국무위원들에게 밥 먹을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국회에 오점을 남기지 마세요"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ㅎㅎ 그야말로 '필리밥스터'였죠. "이렇게 괴팍한 국회의장은 처음 본다"는 말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거 다 보였으니 그만하라"는 비아냥이 되돌아오는 등 하여간 난장판이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반격, 국민의당의 입장 선회



그런데 24일 자정이 되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 차수변경을 선언하며 "여러분(국무위원)의 출석은 어제 12시 부로 종료됐다. 더 이상 대정부질문을 할 수 없으니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은 돌아가셔도 좋다"는 안내를 했습니다. 당황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단상으로 나와 "이런 날치기, 독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의회민주주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너진 것"이라고 절규했구요.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세균 의장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본회의장에서 퇴장합니다.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퇴장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터덜터덜 본회의장을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이윽고 0시 20분경 시작된 김재수 농림축산부 장관 해임건의안 투표. 새누리당은 표결거부 방침에 따라 참여하지 않았고, 국민의당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상황이었습니다. 헌법상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에 의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가결되는데, 애초 의견이 갈렸던 국민의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총 170명 참여에 찬성 160명, 반대 7명, 무효 3명으로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었습니다.


결국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간 가결에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은 국민의당이 힘을 발휘한 순간이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기자들에게 "어제와 달리 상당히 기류가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었는데요. 이러한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에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화를 위해 주었던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이 되었다"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책임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게 떠넘긴 것을 비롯해 타협과 협상을 거부한 독선적인 태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마이웨이 외친 박근혜, "해임은 없다"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상당히 빠르게 청와대 측의 반응이 보도되었습니다. 어땠을까요? '그 년 서슬'이 어디 가겠나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은 부당한 정치공세로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김 장관을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수용불가 사유도 깔끔하게 정리해뒀네요. 첫 번째, 취임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상대로 정치적 목적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점, 두 번째, 거대 야당의 힘의 정치를 방치할 경우 국정이 마비된다는 점, 세 번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제기한 저금리 특혜대출 의혹 등 김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해소됐다는 점.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재수 장관을 포함한 장·차관 80여명과 함께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 검토를 위한 워크숍 등의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면서 '흔들림없이'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것은 헌정사상 6번째입니다. 그 중 1987년 개헌 이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은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인데요. 두 사람은 각각 하루, 14일 만에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난바 있습니다. 대통령과 행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정무적인 판단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은 해임건의안 자체가 장관을 사퇴시킬 법적 구속력이 없으니 이를 수용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찌보면 진짜 김재수 장관은 굳이 물러날 필요는 없겠네요. 자신이 물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부담이라는 감정을 느낄 것 같지 않으니까요.


4년간 박근혜 대통령을 살펴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확실히 그런게 좀 있습니다. '반대가 많어? 그럼 꼭 해야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보여주는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덧붙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원래 저런 건 알고 있는데...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님. 자꾸 민주주의가 죽었다느니 국회 어쩌고 저쩌고 등...그런 말 좀 하지 말아주세요...누가 보면 민주투사인 줄 알겠어...각하께서 보시면 헷갈리실 거 같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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