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일본의 총선)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물론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쳐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체면을 잔뜩 구긴 것을 떠나 정권이 붕괴될 심각한 위기에 직면에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하원인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 실시를 발표했습니다. 취임 8일 만에 던진 승부수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단 기간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결정이었죠. 현재 이미 집권 중인 상태에서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다소 의석수를 잃더라도 초반 컨벤션 효과를 이용해 선거를 치뤄 악화된 여론과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게 향후 정국에 유리하리란 판단에서였죠.
현재 일본 민심은 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에 더불어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자민당에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총리직을 사퇴한 이유이기도 하죠. 일본 총리이자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현역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40여명에 대해서는 비례후보 중복 입후보를 금지하는 등 정면돌파를 택했지만 결국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습니다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과 차별화된 인사, 정책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비롯해 선거 막판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돼 공천을 배제한 무소속 후보의 지부까지 당 지원금 2000만엔(1억 8300만원)을 나눠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심이 차갑게 얼어붙었죠.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당 지부에 준 것이지 공천 배제 후보에게 준 것이 아니다"며 "비례대표 등의 선거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활용하라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자민당은 정권을 되찾은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12년 만에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당장 법무상과 농림수산상 등 이시바 내각의 현직 각료 2명이 낙선했고, 공명당에서는 이시이 게이이치 대표가 낙선한 것이 여당의 패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목입니다. 이번 패배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당내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본 국회는 총선 이후 특별 국회를 열어 총리를 다시 지명해야 하는데요. 당장 자민당은 특별 국회 전에 공명당 외 다른 야권 세력과 연합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시바 총리는 재지명을 받지 못한 채 총리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단 기간 총리로 역사에 남을 위기에 처한 것이죠.
총선 결과를 받아보기 전부터 일본 정계에서는 내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나 도쿄도 의회 선거 전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무게감있게 돌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말 총재 선거에서 최종 승부 겨룬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그를 밀었던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 고문이 '이시바 끌어내기'를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었죠. 무소속으로 출마한 구 아베파의 의원들 일부가 당선 후 다시 당으로 돌아오면 이런 끌어들이기에 동조할 수 있단 점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한편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해산 전 98석이던 의석수를 148석으로 대폭 늘리며 약진했습니다. 진보성향이 뚜렷한 입헌민주당에 최근 취임한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일본공산당과 거리 두기' 등 보수 노선을 타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2012년 민주당이 자민당에 정권을 내줄 당시 민주당 대표이자 총리였던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입니다.
하지만 노다 요시히코 대표의 약진이 한국에 유리할지는 좀 고민해봐야 합니다. 입헌민주당 정치인이지만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인물이며, "A급 전범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전쟁범죄자들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때 민주당 출신의 전 총리로선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자민당의 요청을 받아 국회에서 아베 추도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총리 시절이던 2011년 12월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 도중 이 전 대통령이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자 되려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평화비(소녀상)'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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