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5,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거래량 기준 세계 2위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비트가 주말 사이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을 당하며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발생했습니다. 바이비트는 X를 통해 "이더리움 콜드월렛 중 하나가 공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산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비트가 탈취당한 자금 규모는 14억6000만달러(약 2조 1577억원). 이후 거래소의 안전성에 불안을 느낀 바이비트 이용자들은 약 40억달러(약 5조7540억원)를 거래소에서 인출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오프라인 지갑(콜드월렛)과 입출금이 빠른 온라인 지갑(핫월렛)을 함께 사용합니다. 콜드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자산을 보관하기 때문에 온라인 해킹에서 안전합니다. 웜월렛은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중간 단계의 지갑인데요. 통상 거래소들은 이용자들이 맡긴 자산의 약 80%를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높은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입출금이 빠른 핫월렛에 담아 두는데, 해커들은 주로 지갑 사이에서 자금이 이동할 때를 노린 것이죠.
해커들은 바이비트의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공격해 이더리움(ETH)과 ERC-20(이더리움 토큰 발행 표준) 계열 가상자산을 빼앗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은 바이비트가 사용하는 여러 개의 지갑 중 '콜드월렛'에서 '웜월렛'으로 거래소 자금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를 공격하고 탈취했죠. 이후 이 해커는 세계에서 14번째로 많은 이더리움을 보유한 인물에 이름을 올렸죠. 해커가 보유한 이더리움은 48만9000개로, 이더리움 공급량의 0.4%에 달하며, 이더리움 재단과 비탈릭 부테릭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이더리움 보유량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이번 해킹은 북한의 해킹그룹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라자루스는 이미 여러 차례 가상자산 거래소를 해킹한 전력이 있습니다. 라자루스는 주로 가상자산 거래소, 금융 기관을 표적으로 삼아 탈취한 자금을 미사일 개발, 북한 정권의 외화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죠.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이 지난해 탈취한 가상자산은 총 13억 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해킹 이전 약 162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던지라 이용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마운트곡스 사태처럼 거래소가 문을 닫을 일도 발생하진 않았지만, 이번 해킹으로 바이비트의 자산은 100억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만약 바이비트가 해킹 피해금액과 뱅크런을 견디지 못했다면 파산이 불가피했고, 그 피해는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돌아왔을텐데, 정말 시끄러울 뻔 했죠.
밴스 스펜서 프레임워크 벤처스 공동설립자가 "해당 물량은 사실상 없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렇게 많은 물량을 소화할 장외거래(OTC)나 거래소는 없다"고 말한 가운데, 블록체인 보안 기업 비오신은 X에 "바이비트 해커가 탈취 자금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오신에 따르면 해커는 토르체인을 활용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자산을 옮기고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해당 자산을 다이(DAI)로 스왑했으며, 다이는 다시 가상자산 믹싱 플랫폼 eXch로 보내지고 있다고 하죠. 탈취한 자금 세탁을 위해 자금 흐름 추적이 어려운 믹싱 플랫폼으로 자산을 이동하고 있는 것. 한편 바아비트는 "테더와 토르체인, 서클 등 여러 플랫폼의 도움으로 하루 동안 해커가 탈취한 자금 중 4289만달러(약 613억원)를 동결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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