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서방 정보 당국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투하며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지난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첫 전투를 치른 북한군 선발대가 전멸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리투아니아의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28일 (현지시각) 현지 매체 LRT에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 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면서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만 대표는 유일한 북한군 생존자가 부랴트인(러시아의 몽골계 주민) 서류를 갖고 있었다면서, 앞서 제기된 신분 위장설에 힘을 실었죠.
오만 대표에 의하면 '블루옐로' 측은 북한군 투입 징후를 약 6개월 전 포착했는데, 당시 북한군은 벨라루스에서 제103 공수여단 '비쳅스크' 등과 훈련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후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도 등장했다"며 전장에서 인공기를 획득한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시각 자료를 방송에 공개하기도 했죠. 아울러 자신이 앞서 공개한 북한 인공기 사진은 도네츠크 언덕에 매달려 있던 것이며, 그곳에 북한군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인공기를 가져갔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만 대표는 "우리는 북한군이 상륙정이나 대형 안토노프 AN-124 항공기로 수송되는 기지가 4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약간의 훈련을 받고 전쟁에 투입된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아는 한 북한군은 러시아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지휘관 중에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비롯해 "북한군 수뇌부가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북한 병사들이 항복하면 그들의 가족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는다고 들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는 "쿠르스크는 단지 실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군은 ‘미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북한군은) 중대 또는 대대 수준에서 병렬 또는 러시아 군대와 별도로 편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가 입수한 첩보에 의하면 북한은 8만 8,000명 규모의 군대를 보낼 계획이라고 하죠.
오만 대표는 "북한은 포탄과 병사를 제공하고 자원과 돈을 얻는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기술을 받는 것까지 언급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입장에선 북한군 투입으로 병력 부족 및 우방국 의존도를 노출한 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죠. 러시아가 더 이상 세계 대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한 오만 대표는 이번 전쟁이 '제3차 세계 대전'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블루옐로' 측은 우크라이나 측의 의사 결정권자일 뿐만 아니라 최전선 정보에도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오만 대표가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 정보원 및 군 정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후 사실로 확인됐다고 하죠.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략적 협의를 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전날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던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모스크바에서 라브로프 장관 등을 만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외교적 대응책을 조율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미국 대선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파병 규모 확대가 협의 의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죠.
지난 6월 20일 있었던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전쟁 시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북한군이 파병되거나 러시아가 북한에 핵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러시아의 주요 목표는 북한 무기를 지속적으로 제공받는 것이라고 진단했었죠. 하지만 28년 만에 복원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동맹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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