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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 사태로 보는 대만과 중국, 그리고 야비한 마리텔과 박진영(JYP)

자발적한량 201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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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 사태 대만 중국 마리텔 박진영 JYP 양안 차이잉원 마이 리틀 텔레비전 황안 

지날 주말부터 인터넷 상에서는 '쯔위 사태'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아니, 이번 쯔위 사태는 지난 16일 있었던 대만의 총통선거에서 첫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자 아이돌그룹 멤버가 대만의 총통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을까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쯔위는 한국에서 활동중인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입니다. 이 모든 것의 출발은 바로 MBC의 예능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같은 그룹 소속인 모모, 사나, 미나와 함께 마리텔 인터넷 생방송에 출연했던 쯔위는 대만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태극기와 함께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대만 태생의 중국 국적 가수인 황안이 쯔위를 두고 대만독립분자라고 몰아세우며 "쯔위와 소속사는 '중국은 하나'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됐습니다.


쯔위 사태의 역사적 배경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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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많은 이들이 대만(타이완)과 중국을 분리해서 생각하는데 쯔위가 대만기를 흔든 것을 두고 왜 황안이 대만'독립분자'라고 칭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세계사 시간에 졸지 않은 사람이라면 중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국·공합작과 국·공내전,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 과정 등을 기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대만의 정식 명칭은 중화민국. 1912년 쑨원(손문)이 신해혁명을 통해 만든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입니다. 이를 이어받은 장제스(장개석)와 국민당은 1949년 국·공내전 당시 공산당을 이끄는 마오쩌둥(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에 패배해 중국 본토에서 타이완섬의 타이베이로 수도를 옮깁니다. 타이완섬은 일제시대 당시 일본의 지배를 받다가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중화민국에게 반환된 섬이었죠. 세계를 뒤덮은 냉전 속에서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의 정통성을 주장했으나 중국 본토를 지배하고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이 점차 강대해졌고, 국제 사회는 점차 한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던 대만 대신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공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결국 1971년 유엔 총회에서 중국(China)을 대표하는 것은 대만이 아닌 중공이라는 결의가 채택됐고, 중화민국은 UN을 탈퇴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던 중 1983년 덩샤오핑(등소평)은 중화민국에 '중화인민공화국 타이완 특별행정구'라는 이름을 제시합니다. 이제 그만 백기를 들고 홍콩, 마카오와 마찬가지로 특별행정구로 들어오라는 것이었는데요. UN에서 쫓아낸 것을 비롯해 끊임없이 중화민국을 압박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서도 중화민국을 외톨이로 만들어 나갔죠. 올림픽에서 대만이 자신들의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중화 타이베이 올림픽위원회기'를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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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점차 고립되어 가는 대만 내부에서는 중국 통일을 주장하는 범람연맹(국민당)과 중국이 아닌 타이완의 개별적인 주권을 추구하는 범록연맹(민진당)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범람연맹이 주장하는 중국 통일은, 중공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과 같은 말이지만 어디까지나 '역사적 정통성'을 갖춘 중화민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을 외치는 것이고, 민진당은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의 중국'이 아닌 중국과의 전혀 별개인 '타이완'을 주장하는 것이었죠. 실제로 중화민국에서는 자국의 영토를 현재 실효적 지배 중인 타이완 지구와 '미수복 지역'인 대륙 지구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며 북한 지역을 대한민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다만, 대만의 이러한 내부적 갈등은 중공과의 관계 외에도 대만 내 토착세력인 '본성인'과 본토에서 이주해온 '외성인'간의 갈등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꽤나 복잡하죠.


그러던 중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양안(두 정부를 부르는 단어)'의 반관영 민간단체 사이에 '92협약''92컨센서스'라고도 부르는 '92공식'에 합의합니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상호 동의하되, 그 표기는 양 정부가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중국'이라고 양측이 외치는데, 중공과 중화민국이 각자 자신을 중국으로 해석하는 '일중각표(一中各表)'를 뜻하죠. 한국 역시 1992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일중각표'에 따라 대만과 단교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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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총통선거에서 중화민국의 정권을 잡아온 국민당이 아닌 민진당의 천수이볜이 당선되었고, 중국이라는 프레임이 아닌 '타이완 공화국으로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공은 2005년 반분열국가법을 통해 '하나의 중국'을 벗어나면 무력 사용까지 하겠다는 엄포를 놓게 됩니다. 이후 다시 국민당의 마잉주가 총통에 당선되면서 양안의 관계가 잠시 잠잠해졌지만 이번에 다시 민진당의 차이잉원이 당선되면서 양안의 정세는 급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모든 역사적 배경을 정리해보자면, 현재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은 각자 자신이 정통 '중국'임을 주장하는 상황이며, 우리가 부르는 '대만(타이완)'은 그 섬 이름으로 우리가 편하려고 부르는 '자체적'인 이름인 셈입니다.


자, 이제 이번 쯔위 사태가 왜 양안 문제로 대두됐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글을 쓴 것은 중국 내 배경이 주 목적은 아닙니다. 바로 한국 내부에서의 문제인데요. 그 이유는 전 이번 쯔위 사태가 중공, 중화민국 양안 사이의 정치적 갈등에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지만, 한국 내의 한 쓰레기같은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그리고 해당기획사 대표의 무식하다못해 인권유린 수준의 대처를 언급하고자 함입니다.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야비함의 전형, MBC 마리텔 제작진과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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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먼저 욕지거리를 한바탕 쏟아부어주고 싶은 것은 바로 MBC. 쯔위는 자신이 대만기인 '청천백일기'를 달라고 주장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마리텔 제작진들이 쥐어준 소품을 들었을 뿐입니다. 외국인 특집을 기획한 마리텔 제작진들은 자신들의 기획의도를 강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쯔위 외의 멤버들에게도 히노마루(일장기)를 들게 했죠. 하지만 아무리 우리 편하자고, 혹은 남의 나라 사정이다보니 우리 편의상 대만 출신이라고 불러왔더라도 '한류'라고 부를 만큼 해외에도 영향을 끼치는 방송임을 고려해 신중히 양안의 정세를 충분히 이해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리텔 제작진은 결국 '별 생각 없이' 쯔위에게 대만기를 쥐어줬습니다. 이 인터넷 방송이 공중파를 타기도 전에 중국 본토와 타이완섬을 휩쓰는 논란으로 커진 이 상황에서 마리텔 제작진들은 자신들이 건네 준 소품으로 점화된 이 논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무책임하고 비열한 태도죠. 사실 과실을 계산하자면 마리텔 제작진에게 가장 큰 비중이 있는데 말이죠. 


결국 몸을 사리고 있는 겁니다. 자신들의 역사의식 부재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채, 자신들이 잘못을 인정했을 때 돌아올 후폭풍이 두려워서 16살의 어린 소녀인 쯔위를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고난의 모래바람 속에 방치해 둔 채 지 갈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야비하고, 비열합니다. 역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행하는 '엠빙신' MBC 답습니다. 그동안 MBC의 다른 프로그램은 잘 보지 않았어도 백종원이며 오세득·최현석이며 나름 신선한 컨셉이라고 마리텔을 즐겨봤던 사람으로써 커다란 배신감을 느낍니다. 이딴 못나고 얍삽하고 이기적인 제작진들이 만드는 프로그램, 다신 보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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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욕을 하는 것도 아까운 '떡고' JYP엔터테인먼트(JYP)의 수장 박진영. 90년대부터 그의 음악을 즐겨 들어오면서 추억의 뮤지션이자 현재진행형인 한국가요계의 한 축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가 이렇게 뇌가 텅텅 비었고 야비하며 무책임한 줄 몰랐습니다. '소녀가장' 수지를 앞세워 살림 꾸릴 줄이나 아는, 그저 눈 앞의 돈에만 눈이 먼 악덕 사장이자 삼류 딴따라였군요. 떡떡 거릴 줄이나 알지.


논란이 커진 이후 쯔위의 소속사 사장인 박진영이 올린 사과문은 말 그대로 눈 앞의 돈에 벌벌 떠는 악덕 사장의 글 자체였습니다. 그의 사과문 전문을 먼저 보시죠.

안녕하세요. 박진영입니다.


우선 상처 받으신 중국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일인지 본사 스텝들도, 어린 쯔위도, 심지어 저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 회사와 회사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그동안 저와 저희 회사, 그리고 본사 소속 연예인들을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중국팬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은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받으신 상처들을 만회하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여 한중의 우호관계 및 양국간의 문화교류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쯔위는 지난 며칠 동안 많은 걸 느끼고 깨닫고 반성했습니다. 그녀는 13살이란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한국에 왔는데,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잘 가르치지 못한 저와 저희 회사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쯔위의 모든 중국 활동을 중단하고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미친 모든 파트너들과 관련된 사항들을 합당하게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진영, 2016년 1월 15일 JYP 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


도대체 쯔위가 무엇을 반성했어야 하는지, 지 까짓 게 뭔데 부모님을 대신하여 뭘 잘 가르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대만 태생의 소속가수에게 지가 뭘 얼마나 잘났다고 한국 소속사 사장이 양안관계를 가르칠까요? 그리고 '13살이란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여전히 어린 16살의 소녀일 뿐인 소속가수 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게 무슨 자격으로 사장질을 한다는 것일까요?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박진영이 올린 사과문 이후에 올라온 한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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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소속사인 JYP측에서 공개한 쯔위의 사과 영상입니다. 화장기 없이 새파랗게 겁에 질린채 쾡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 쯔위는 90도로 인사를 한 뒤 중국어로 사과문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다음은 쯔위의 사과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쯔위입니다 


죄송합니다! 진작에 직접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어떻게 지금의 상황을 직면해야 할지 몰라서 이제서야 사과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하나 밖에 없으며, 해협양안(항상 대륙과 대만을 표시하는 어휘)이 하나며, 전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고 여깁니다. 


중국인으로 해외 활동하면서 발언과 행동의 실수로 인해 회사, 양안 네티즌에 대해 상처를 드릴 수 있는 점에 매우 죄송스럽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께 사과드리는 마음으로 중국활동을 중단하고 제 잘못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다시 한번 여러분들에게 사과 드립니다. 


이 동영상을 보자마자 쯔위가 너무 안타깝고 불쌍했습니다. 총을 든채 머리를 겨누고 있는 IS대원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쯔위는 십수억 중국인들을 비롯해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까지도 자신에게 총을 겨눈 채 서 있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도대체 이 아이가 무얼 얼마나 잘못했다고, 빌어먹을 마리텔 제작진들이 건네준 깃발을 받았을 뿐인데, 마리텔 제작진에게 항의를 하진 못할 망정, '쯔위는 전혀 그런 정치적 의도를 갖지 않았다'며 황안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자사의 아티스트를 보호하지는 못할 망정 그저 중국내에서 소속가수들에 대한 비난과 활동 제약을 염려해 공양미 삼백 석에 심청이를 인당수에 빠뜨려버리듯 카메라 앞에 세워 기어이 그녀의 입에서 '죄송하다'며 자신을 부정하는 사과문을 읽혔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 따위로 소속 연예인을 케어하지 못하는 기획사에 도대체 남아있을 이유가 있을까요? 이 사과 영상으로 인해 쯔위는 정말로 '죄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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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란에 대해 한국다문화센터에서는 "심각한 인종차별과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여 쯔위의 사과에 대해 강요 여부를 조사하고 강요가 있었을 경우 박진영 대표를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JYP 홈페이지는 디도스 공격까지 받았다죠? 쯔위는 현재 밝은 모습으로 MBC 설특집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아육대)' 녹화에 참여중이라고 합니다. 팬들에게 손편지를 쓰며 오히려 팬들을 걱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네요. 한편 중국 정부에서는 JYP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활동을 금지한 적이 없다고 밝혔구요. 대만에서는 쯔위사태를 촉발시킨 황안에 대한 대규모 규탄시위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작 본인도 대만기를 흔든 과거가 회자되고 있다지요? 어딜가나 박쥐같은 새끼들은 있는 법입니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워낙 특수한지라 제3국인 한국에서 이러쿵 저러쿵 하기에는 약간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한 어린 소녀가 양안의 정치적 다툼에 이용되고, 방송사와 소속사에서 자신들이 져야 할 책임 그리고 입을 피해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이를 지켜주기는 커녕 방치하고 되려 먹이감으로 던져준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중국과 대만이 어쩌던 관심없습니다. 그저 아직 때묻지 않은 한 아이돌이 감당할 수 없을 크기의 상처를 더이상 받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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