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6·3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모두 토론회 등 경선 일정을 진행하며 조기 대선 모드에 진입한 가운데 가뜩이나 모든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예비후보에 미치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자 1차 경선 A조의 토론회는 내부 경쟁보다 '외부 적'을 향한 공격에 치중됐다는 평가가 쏟아졌었죠. 양향자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을 “빈 깡통”이라 표현하며 공약서를 직접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김문수 후보는 “형수에게 쌍욕을 들은 그 사람도 내가 만났다”라며 감정적 공세를 이어갔고, 안철수 후보 역시 "챗GPT는 원래 무료인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AI 공약을 하느냐"라며 조롱성 발언을 날린 바 있습니다.
전한길 강사, "선관위가 내 요구 안받으면 63빌딩서 투신"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보수 결집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국민의힘의 고뇌를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사 1타 강사' 전한길 씨는 18일 자신의 SNS에 사전 투표와 관련한 선관위의 규칙 개정을 촉구하며 "공정선거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사전투표 관리관의 개인 도장 날인 △사전투표소 지정 예약제 도입 △사전 투표함 참관인 24시간 감시 △잔류 파쇄형 봉인지 사용 △사전 투표함 개함 후 당일 투표 개함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63빌딩에서 투신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죠.
전한길 씨는 "대선 임박으로 선거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많은 사전투표 선관위 자체 규칙 개정만으로도 최소한의 공정 선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을 제2의 홍콩, 베네수엘라로 전락시킬 후보가 300만 표차 이상으로 당선돼 나치 히틀러 통치 전체주의 대한민국으로 몰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올해 1월에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21세기 디지털 3·15 부정선거가 있을 수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의 요인이 바로 우리가 믿었던 그 사전투표와 전자개표기 방식로 인한 전산조작 가능성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광훈 목사, "이재명 당선시키면 시켰지 국민의힘 후보는 당선 안시켜"
또 다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였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나가겠다며 국민의힘 예비 후보들의 당선을 제지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전 목사는 19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나가겠다"며 "이재명(후보)을 당선시키면 당선시켰지, 국민의힘 후보 8명은 절대 당선시키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8명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광화문하고는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국민의 힘 8명은 절대로 당선 안 시킨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만들 능력은 없어도 방해할 능력은 있다. (윤 대통령을) 자유통일당으로 모셔 오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또한 그는 "집회 덕분에 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갔다"는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만5000명이 운집한 이날 집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윤 어게인" 등 윤 대통령 지지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죠.
전광훈 목사는 연설 말미에서 "대통령(선거에) 나올지 안 나올지는 기도를 다시 한번 해보고 (생각하겠다)"라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지만,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낭보 중 낭보"라며 "자유통일당 당원 1호 윤석열, 대통령 후보 전광훈에 대해 지지를 바란다"고 비꼬았고, 일부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은 "전 목사가 국민의힘 표에서 1%만 가져가도 어디냐"며 대선이 더욱 쉬워지게 생겼다고 "전광훈 출마 환영"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저로 '윤어게인 신당' 창당에 나섰던 배의철(48), 김계리(41) 변호사와 함께 식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나는 계몽됐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김계리 변호사는 19일 자신의 SNS에 "오늘 내 손으로 뽑은 나의 첫 대통령, 윤버지(윤석열 아버지)"라는 글과 함께 윤 전 대통령, 배 변호사와 나란히 식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했죠.
앞서 배의철,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윤어게인' 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대통령께서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고 하셨다"고 이를 취소한 바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사저로 옮긴 뒤 사실상 첫 공개 면담 대상으로 배의철, 김계리 변호사를 택했다는 건 여러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탄핵심판 변호에 힘을 써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도 있겠지만 '윤어게인', '윤어게인 신당'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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