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탄생 소식입니다. KBO리그 간판 마무리 투수로 지난 시즌 소속팀 LG 트윈스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사실상 성공했습니다.
고우석은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후 전격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포스팅 기간 초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연결이 됐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이후 고우석의 빅리그 도전은 무산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1달의 포스팅 기간 마감을 하루 앞둔 3일, 미국 현지에서 낭보가 들려온 것이죠. 고우석에게 러브콜은 보낸 구단은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거머쥐며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실력을 인정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하성의 소속팀입니다.
애시당초 고우석은 FA 자격 획득을 아직 1년 앞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2023년 시즌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부진했음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해 일각에선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죠. 하지만 고우석의 ML 도전 선언 이후 포스팅을 허락하면서 '구단도 만족할만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때'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팀의 간판 마무리 투수를 헐값에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고우석 측으로부터 샌디에이고의 조건을 전해들은 LG 측은 곧바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구단 역시 고우석의 미국 진출 의지를 알기에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금액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미국 진출을 도울 생각이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건, 샌디에이고 측이 제시한 조건이 LG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뜻이었겠죠.
고우석이 한국시각으로 4일 오전 7시 전에 모든 계약을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에 LG의 결정이 고우석의 앞길을 좌우하는 상황, 결국 LG는 고민 끝에 대승적으로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했습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 할 수도 있지요. 고우석은 2024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FA로 풀리는데, 해외 진출 의사가 워낙 강한 터라 1년 후 LG는 아무 보상 없이 선수를 떠나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고우석은 곧바로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죠. 아직까지 LG도 세부 계약 내용은 모르는 상태로, 대략적인 총액 규모만 알고 있는 상황. 이제 미국으로 떠난 고우석의 에이저트와 샌디에이고 사이에 세부 협상이 진행되겠죠. 포스팅 시스템에 의한 이적이므로, 계약 금액이 2천5백만 달러 이하면 샌디에이고로부터 계약금의 20%를, 5천만 달러 이하일 경우엔 5백만 달러 및 2천5백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받게 됩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12월말 2년 연속 일본 NBP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라쿠텐 이글즈의 좌완 불펜 마츠이 유키를 5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습니다. 또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불펜 우완 불펜 엔옐 데 로스 산토스도 영입했죠. 하지만 여전히 불펜 보강이 필요한 샌디에이고는 좌완 마무리로 역할을 맡길 고우석의 영입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고우석의 이번 진출로 인해 처남인 이정후와 함께 동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게 됐다는 점. 고우석의 아내가 바로 이정후의 여동생이자 LG 트윈스 코치인 이종범의 딸 이가현이기에 이정후와 고우석의 관계는 처남 - 매제 사이죠. 이정후는 일찌감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을 확정지어둔 상태였죠. 정말 진귀한 풍경이 아닐 수가 없네요.
또 하나의 진풍경이 있습니다. 이로써 오는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2024'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 고우석 그리고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맞붙는 메이저리그 한일전 in 서울이 펼쳐질 예정. 이번 서울 개막 시리즈는 애시당초 김하성을 위한 경기라고 별칭이 붙었었는데, 지난 겨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와 10년·7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규모를 맺은 데 이어 일본 프로야구를 휩쓴 최정상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2년·3억2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죠.
일각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워낙 가까운데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오타니를 보는 관광투어가 약 500만원 상당에 비행기로도 10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수많은 일본 야구팬들까지 티켓팅 경쟁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방송중계는 물론이고 티켓 예매까지 독점하면서, 쿠팡 와우 회원만 예매가 가능한 점 등으로 비춰볼 때 일본팬들이 티켓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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