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것들/일주일에 영화 한편

범인을 잡아 나를 되찾는 그날을 위해, 거북이 달린다(2009)

자발적한량 200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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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
(영화 상세정보는 하단부에 있습니다. 리뷰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거북이 달린다. 추격자로 작년 영화제를 휩쓸었던 김윤석이 주연을 맡아 열연한 영화. 더군다나 다시 한번 형사로 나옵니다. 배우 김윤석을 믿고 보게 된 영화입니다..ㅎㅎ


 평화롭고 한적한 충청도의 한 시골마을에 근무하는, 직업이 형사인지도 좀 의심스러운 한량 형사 조필성. 그는 범인 잡는 것보다 소싸움 대회 같은 지역 행사 준비에 더 익숙합니다. 어느 날 딸이 있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조필성에게 학부모 수업을 부탁합니다. 조필성의 친구인 한 소방관은 소방차 4대를 끌고 왔다나요. 조필성은 딸과 담임선생님에게 다음 수업은 자신이 하겠다고 약속하죠. 이렇듯 이쁜 딸, 열심히 사는 마누라와 함께 조용히 살아오던 그에게 엄청난 사건이 터져버립니다.


 한번은 경쟁업소에 돈을 받고 한 불법 안마업소 업주를 잡아들인 조필성. 한쪽에서 돈도 받았겠다, 실적도 올렸겠다 한껏 기분좋게 업주를 조사하던 중, 갑작스레 업주가 심장마비 쇼크로 쓰러져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게 됩니다. 아내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방도를 고심하던 중, 친구 용배가 소싸움 대회에 출전하는 소 중 강력한 우승후보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배팅을 하라고 부추깁니다.


 형사의 신분으로 배팅을 할 수 없기에 용배 이름으로 소싸움 대회에 300만원을 걸게 됩니다. 갑자기 그 돈이 어디서 났냐구요? 아내가 만화책방을 운영하며 부업으로 양말 뒤집기를 해서 모은 돈을 몰래 가져온 것이죠. 힘겹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내가 알면 조필성은 다음날 해를 보기 힘들 거 같던데..그것도 조필성은 소들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우승확률 98%인 소에게 배팅하지 않고 우승확률 2%의 엉뚱한 소에 배팅을 합니다. 하지만 뭐 이정도에서야 조필성이 돈을 잃진 않을 것이다라는 추측은 할 수 있죠..ㅎㅎ


 조필성이 배팅한 소가 우승을 했고, 확률이 적었던 소였기에 6배나 되는 배당금 1,800만원을 받게 됩니다. 고생한 소싸움 관계자들의 회식자리에서도 배당금 생각뿐인 조필성. 밤이 되자 자신의 배당금을 받으러 용배에게 향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 용배 패거리가 있던 곳에선 소동이 있었습니다. 소싸움 대회장에서 탈주범 송기태의 애인이었던 다방 종업원 경주에게 추근덕거리고, 송기태와도 작은 마찰이 있었던 용배. 이들의 아지트에 송기태가 쳐들어와 그들을 모두 박살내고 그 안에 있던 조필성의 배당금을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아지트에 도착한 조필성의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아수라장 그 자체. 자신의 배당금을 찾기 위해 얼른 오던 길에 만났던 검은 모자의 사내를 뒤쫓아 가 그를 따라잡게 됩니다. 그 돈 돌려달라고, 자신이 형사라고 밝힌 조필성. 그런데 검은 모자의 사내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뒤 조필성을 거의 떡 메치듯 일방적으로 두들겨 팹니다. 그리고는 조필성의 목을 담배로 지져버리죠. 조필성은 결국 그 곳에서 기절하고 맙니다. 조필성이 본 것은 검은 모자의 사내가 담뱃불을 붙일 때 확인했던 얼굴 뿐.


 아침이 되어 깨어난 조필성. 발목과 손목이 수갑으로 채워져 있는 비굴한 자세로 경찰서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본 검은 모자의 사내가 탈주범 송기태였음을 확인하고 동료들에게 알립니다. 하지만 형사 반장을 비롯한 동료들은 그가 정직 처분을 원망하며 술을 마시고 스스로 꾸민 일이라고 치부해버리죠. 결국 조필성은 자신이 직접 송기태를 찾아헤매는 대장정에 돌입합니다.


 다방 종업원인 경주가 같이 사는 사람이 생긴 것 같다는 정보를 들은 조필성은 그녀의 집을 미행했는데, 그녀와 같이 사는 사람은 바로 송기태! 혼자서는 승부하기 힘든 것을 느낀 그는 용배 패거리를 불러냅니다. 현상금을 50:50으로 나누기로 하고..마침 경주의 생일이어서 촛불을 불고 있던 두 남녀. 가스총까지 챙겨간 조필성은 가스총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결국 조필성에 의해 또다시 두들겨 맞습니다. 물론 용배 패거리까지. 게다가 조필성은 송기태가 경고의 의미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말죠.


 결국 송기태가 나타난 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어 그를 검거하기 위한 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조필성은 정직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공적을 올리기 위해 단독행동을 한 경찰로 비난을 받게 됩니다. 딸과 약속한 학부모 수업 약속도 지켜야 하는데, 구멍난 속옷를 입고 사는 아내 호강 시켜줘야 되는데, 그런 아내가 뼈빠지게 모은 300만원도 찾아야 하는데..정당한 방법으로 배팅한 돈도 아니기에 증거품으로 수사본부에 압수된 배당금 1,800만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배당금을 떠나서 자신의 자존심을 모두 앗아가버린 송기태를 잡겠다는 마음 뿐이죠. 그는 분명 송기태가 다시 경주의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근처에서 용배 일행과 함께 잠복을 합니다.


 한편, 경주를 데리고 탈출하기 위해 송기태는 결국 다시 나타납니다. 또한 그 집 안에 있던 아령 안에는 송기태가 중국으로 도피하기 위한 위조여권의 대가로 넘겨줄 다이아몬드가 있었죠. 송기태는 커다란 트럭을 몰고 와서 수사본부 형사들이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밀어버리는 대담함을 보여주죠. 그런데 송기태가 왔을 무렵엔 이미 송기태를 우상으로 생각하는 동네 양아치 한명이 송기태의 흔적을 소장하기 위해 아령 속 다이아몬드도 모른 채 아령을 가져갑니다. 여하튼, 다시 나타난 송기태를 잡으려고 잠복을 풀고 달려드는 조필성 일행. 사냥용 총까지 챙겨왔지만 결국은 또 다시 송기태를 놓치고 맙니다. 중국으로의 밀항을 꾀하는 송기태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송기태를 잡으려는 조필성. 조필성은 송기태를 잡을 수 있을까요?


 거북이 달린다. 영화 제목에서 느껴지듯 영화를 보면 이솝 우화의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나게 합니다. 탈주범 주제에 몸도 날렵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여자에게 매너까지 좋은 토끼 송기태. 자신의 가족들도 제대로 못챙기고, 형사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영화 내내 송기태에게 죽도록 얻어맞는 거북이 조필성. 하지만 거북이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토끼를 이겨내고야 맙니다. 조필성 역시 배당금을 빼앗기고, 담배불에 데이고, 손가락까지 짤리는 등 온갖 굴욕을 당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송기태를 잡기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정 많고 인심 좋은 동네 예산을 배경으로 한 거북이 달린다에는 순박하고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순박하고 인심좋은 형사 조필성부터 하는 일 없이 건달처럼 살면서도 의리하나는 끝까지 지키는 용배 패거리까지. 그리고 처음에는 돈을, 두번째로는 자존심과 명예를, 세번째로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달리는 한 마리의 거북이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ㅎㅎ 보면서 김윤석의 전 작품인 추격자와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가 생각나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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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거북이 달린다
개봉일시 : 2009-06-11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17 분
감독 : 이연우
출연 : 김윤석(조필성), 정경호(송기태), 선우선(다방 종업원 경주), 견미리(아내), 김지나(옥순)
국내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T's score : ★★★★☆(8.5)

시놉시스
대한민국을 농락한 신출귀몰 탈주범이 예산에 나타났다!
하는 일이라곤 지역 발전을 위한 소싸움 대회 준비뿐인 시골마을 예산의 형사 조필성. 다섯 살 연상의 마누라 앞에서는 기 한번 못 펴는 한심한 남편이지만, 딸래미의 학교 일일교사 1순위로 꼽힐 정도로 마을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형사다. 소싸움 대회를 준비하던 필성은 강력한 우승후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훔쳐 나온 마누라의 쌈짓돈으로 결국 큰 돈을 따게 된다. 난생처음 마누라 앞에서 큰소리 칠 생각에 목이 메이는 조필성.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어린 놈에게 순식간에 돈을 빼앗기고 마는데, 그 놈은 바로 몇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가 행방이 묘연해진 탈주범 송기태.

질긴 시골형사의 징한 한판! 흙먼지 날리는 필살기 한방을 날린다!
희대의 탈주범을 눈 앞에서 놓친 필성은 모두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만 이런 시골마을에 송기태가 나타났다는 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잃어버린 돈도 찾고, 딸래미 앞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에 직접 송기태의 은신처를 찾아 덮치지만 이번에는 송기태에게 새끼손가락까지 잘리는 수모를 당한다. 게다가 이 날의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예산서 형사들은 탈주범을 놓친 무능한 시골형사로 전락하고 필성은 형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돈, 명예,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까지 빼앗긴 필성.
그 놈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잡아
형사로서,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명예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데…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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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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