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에 도착해 서동한우에서 점심식사하고, 해운대로 와서 호텔에 짐도 풀고 재정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오늘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간. 해운대역으로 고고싱.
부산의 대중교통은 꽤나 악명이 높습니다. 버스는 운전이 너무 과격하고 지하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운임을 받죠. 부산의 생김새가 가로로 너무 길어서 그런가... 지하철을 타고 무척이나 오래 걸리고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 많았던 기억이 남습니다.
잠시 자리를 빌어서 설명을 하자면, 부산 대중교통의 환승은 2회까지 가능합니다. 총 3회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건데요. 도시철도는 성인 기준 1,300원이고 일반버스는 1,200원입니다. 환승을 하게 되면 둘 중 높은 운임으로 내게 됩니다. 버스의 경우 거리비례제를 실시하지 않아 요금은 고정됩니다. 문제는 지하철.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도 모자라서 10km(정확히는 10.5km)를 초과하면 2구간으로 적용, 200원이 무조건 추가되어 1,500원이 됩니다. 아! 교통카드 기준입니다. 종이승차권은 100원씩 더 받아서 최고 1,600원...ㅋㅋ 부산을 지하철로 여행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어지간해선 매번 내릴 때마다 200원이 추가 징수되더군요.
그래서 첫째날은 정기승차권 1일권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부산역에서 출발할 때부터 구입했더라면 3,000원 아낄 수 있었는데... 1,500원씩 나가는거 보고 식겁해서 뒤늦게라도 정기승차권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났거든요. 최소한 5번 이상은 타야 되서.. 정기승차권을 이용하면 횟수에 제한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기계에 1만원권 지폐는 들어가지 않으니 승차권 발매기 뒤쪽의 지폐교환기를 이용해 1천원권으로 바꿔서 이용하셔요.
센텀시티에 잠시 들러서 구경도 좀 하고 살 것도 사고... 뒤이어 향한 곳은 지게골 역입니다. 제가 부산에 도착한 날이 바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 종영일이었습니다. 그간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챙겨볼 정도로 푹 빠져있었던 터라, 종방을 기념해 촬영지를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죠. 제가 찾아간 '쌈, 마이웨이' 촬영지 두 군데는 남일빌라와 남일바. 드라마 상에서는 남일빌라 옥상이 남일바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촬영지가 나뉘어 있습니다. 오늘 제가 찾아가는 남일빌라의 실제 명칭은 한성주택입니다. 남일바와 남일빌라 외에 극 중에서 최애라(김지원 분)와 고동만(박서준 분)이 첫키스를 한 대천해수욕장 역시 부산의 일광해수욕장이라는 사실. 아! 아! 황장호 체육관도 있네요. 이건 중앙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비욘드가라지'죠. 여긴 좀 유명한 곳이라.
4번 출구(문현3동주민센터)로 나오면 됩니다.
지게골역에서 한성주택을 찾아갈 때 카카오맵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길대로 따라갔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4번 출구를 빠져나와 뒤돌아 가다가 철학관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되있어서 시키는대로 따라 갔는데, 왐마... 좁은 골목길에 계단은 어찌 이리도 많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요. 내려올 때는 그냥 내키는대로 내려왔는데 그길이 훨씬 편했습니다. 뒤쪽에서 보시길.
헥헥거리면서 겨우겨우 한성주택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길래 '아, 저기가 촬영지구나'하고 알았죠. '쌈, 마이웨이' 제작발표회에서 박서준이 "극중 배경은 옥수동이다. 그런데 감독님이 부산을 배경으로 삼으셨다. 일주일 정도 다녀왔는데 해외 느낌이 나더라. 처음에는 조금 불만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그 생각이 없어지더라. 야경도 좋고 멋있었다. 시청자분들 중 몇 분을 초대해 투어를 함께 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대충 그 불만을 알 것도 같았습니다...ㅎㅎ
짜잔! 꼴통 판타스틱4...! 고동만, 최애라, 백설희, 김주만 4인방이 모여 살던 바로 그 남일빌라! 아참, 위쪽에 니네 혜란이도 이사왔었지.
드라마 속 그 남일빌라 맞죠? 황복희(진희경 분)가 쪼개팔면서까지 지켜온 애라의 터전. 애라와 설희가 살던 왼쪽 집이 101호였고, 동만이가 살던 오른쪽 집이 102호였죠.
드라마 속과 비교해서 변한 것이라고는 2회 드라마 촬영 당시 많았던 장미꽃이 많이 진 것과 고무통 안의 식물들이 훌쩍 컸다는 것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
위쪽에서 바라본 모습도 그대로죠? 계단 아래에 있는 평상을 치워둔 것 말고는 그대로.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군요!
재밌게도 아직까지 최애라 이름으로 된 우편함이 걸려 있었습니다. 극 중에서 남일빌라가 서울특별시 성동구 옥수동으로 나오죠. 현재는 원래의 호수판이 붙어있는데요. 아래 길가 한쪽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101호, 102호 호수판을 봤습니다. 왜 그건 사진으로 안 남겨뒀을까. 제작진이 일부러 안치우고 놔둔 것일까요? 애라 좀 불러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집에 없나 봅니다. 두들기는 시늉이라도 한번...ㅎㅎ
그런데 뒤를 돌아 꼬동만 집을 봤는데, 사진처럼 "대문 앞에서 사진 촬영은 좋은데 조용히들 해주세요! 여기는 유원지(관광지)가 아니고 개인주택입니다. 부탁합니다..."라는 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에고... '쌈, 마이웨이' 촬영지를 찾아온 관광객들 중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나보네요. 극중 남일빌라로 등장한 한성주택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일반주택입니다. 특히나 고동만과 최애라의 집으로 나온 이 두 집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점을 주의하지 않으면 거주중인 분들께 피해를 입힐 수 밖에 없죠. 드라마가 종영하면서 점차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행여나 제 포스팅을 읽고 찾아가시는 분들께서는 주의 부탁드립니다.
이 곳은 남일빌라에서 주인공들이 마을버스를 타러 나가던 빌라 앞. 마지막회에서 설희가 폭풍 후진을 선보인 골목길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속에 나온 화분까지 고스란히 있군요. 아무래도 최근 회차여서 그런지 환경의 변화가 거의 없네요.
아, 넘기다보니 사진이 있었네요. 사진상으론 잘 안보이는데... 왼쪽 가장 위에 보면 약간 길다란 판대기 2개가 있는데, 저게 101, 102라고 쓰여진 동만이와 애라네 집의 호수판입니다.
한성주택(남일빌라)의 전체 모습. 드라마 속 모습은 밤입니다. 스크린샷의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바로 위에 사진에 보이는 3층짜리 받침대네요.
마지막으로 처음에 언급했던 한성주택(남일빌라) 가는 길. 카카오맵에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길은 무척이나 힘겨운 여정이 될 겁니다. 이 길이 제가 내려왔던 길인데요. 지게골역 4번 출구에서 나와 뒤로 돌지말고 그대로 걷다보면 문현성당과 네비게이션 판매점이 나옵니다. 그 사이길로 따라 올라가시면 조금 더 편하게, 무난하게 차가 다니는 길로 가실 수 있습니다.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으며 올라가다보면 설희가 후진실력을 선보인 골목길이 나타날 겁니다.
자, 애라와 동만이의 터전인 남일빌라를 봤으니 이제 남일바로 이동해볼까요?
오늘의 키워드
#쌈, 마이웨이 #쌈 마이웨이 촬영지 #남일빌라 #한성주택 #고동만 #최애라 #부산여행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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