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중1, 2학년 전국 연합 학업성취도 평가..'슬픈 화요일'

자발적한량 2008. 12. 23.
728x90
반응형

 슬픈 화요일입니다. 왜 슬프냐구요? 대한민국이 하나씩 무너져 내려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미래인 교육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12월 23일 오늘, 전국의 중1, 2학년을 대상으로 전국 연합 합업성취도 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시행되었습니다. 오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일부 학생은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장이 돼버린 학교. 누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걸까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이날을 ‘슬픈 화요일’로 규정하고 검은 옷을 입고 출근, 징계 철회요구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학부모들에게 교사 중징계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체험학습을 알리는 안내글을 보내며 조직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서울시민의 모임’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한 학부모는 “일제고사를 통한 줄세우기에 반대하며 부당하게 해임된 교사들에 대한 처벌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학생 100여명과 함께 덕수궁미술관을 찾아 ‘한국 근대미술 걸작선-근대를 묻다’ 전시회를 감상했다고 합니다. 특히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모임 '세이노'는 답안지에 ‘Say-No, Kin(통신용어로 거부) 마킹하기’운동 등을 벌이며 간접적인 시험 거부에 나섰습니다.


 전북 장수중학교는 학교장 차원에서 시험을 거부했습니다. 장수중학교는 “운영위원회와 교직원들이 전국단위 학력평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정하고 전북도교육청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10월 일제고사 때 현장체험학습을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한 장수중학교 김인봉 교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교장, 교감 등의 직위를 가진 사람 중에 이렇듯 참교육의 뜻을 가진 선생님께서 계신 것이 일말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교육당국도 대응수위를 높였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거부를 유도하는 것은 성적 조작과 같다며 지난 10월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한 교사들에게 내려진 것처럼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선생님들이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했을까요?


 전국 중1, 2학년 학생 135만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일제고사. 시험문제는 5지선다형으로 과목별로 25문항씩 출제되었으며 국어와 영어는 듣기평가가 포함되고 수학과 과학은 단답형 문항이 3문제씩 출제됐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받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로 평이하게 출제했다”며 “이번 학력평가 결과는 내년도 학습부진아 지도 및 수준별 이동수업 등의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1, 2학년, 심지어는 초등학생부터 성적에 의해 줄을 세우고 순위를 정하는 교육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단순히 시험을 보기 싫어서 이러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전교조 교사들이 단지 전교조의 방침이므로, 교육청에 항거하기 위해 일제고사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들의 뜻에 동참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를 못하니깐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동참했을 때의 기억을 상실한 것일까요? 옳지 않은 것을, 양심이 묵인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로 겁을 주면서까지 입을 막으려하는 것은 어떤 생각에서인가요?


 오늘 하루동안 T군도 검은색 옷을 입고 일련의 사태에 함께 슬퍼하였습니다. 여러분, 어렸을 때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얼음땡,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하면서 놀던 기억이 나시나요? T군도 그렇게 놀면서 어린 시절을 지냈답니다. 빌라가 빼곡한 동네에 살았지만 골목길에서 차 지나갈 때마다 잠깐씩 멈춰가면서 축구를 하고 놀았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동네에서 노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답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학원을 돌며 밤 늦게서야 집에 들어오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약육강식의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현대사회. 어렸을 때부터 경쟁에 뛰어들게 해서 그 논리에 일찍 적응시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가요? 과연 이것이 학생들의 학습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어른들의 논리에 학생들을 고통의 세계에 몰아넣는 것인가요. 우리는 학생들에게 옳은 길, 좋은 길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우리의 목적과 생각을 강요하고 주입시킬 권리는 없습니다.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원하지 않는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을 간 초등학교 교사 7명이 학교를 떠난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주의, 시장주의를 추구하는 현정부. 좋습니다. 다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교육에는 절대 이러한 정책이 추진되어서는 안됩니다. 교육은 장사가 아닙니다. 학원가의 돈을 '빌려' 선거자금을 마련한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죠. 하지만 그에게는 전국 시·도 사교육 협의회 회장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이 일제고사가 작년 11월 22일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에서 결정되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물론 그때도 회장은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이었습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그가 언제까지 '현' 서울시 교육감으로 남을 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땅의 진정한 선생님들. 사회가, 이 현실이 선생님들에게 고난을 주고 있습니다. 참된 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에게 슬픔을 주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학생들에게 지식 만을 전달하는 사람과 여러분이 다르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응원하고, 저 역시 돕겠습니다. 이 땅의 미래를 맡은 사명을 잊지 마시고, 그 뜻을 끝까지 지켜주시길 소망합니다.

                    추천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