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

롯데마트 임신 직원 업무 변경 요청 거부 및 고강도 노동 지시, 결국 1.1kg 조산에 심장수술받은 신생아

자발적한량 2024. 9. 15.
728x90
반응형

신동빈 회장의 '다양성 중심의 경영철학'이 담긴 롯데그룹의 '가족친화제도'

대한민국 재계 서열 6위의 롯데그룹은 출산장려 일환으로 지난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의 신청 없이 곧바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고, 지난 2017년 역시 국내 대기업 최초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한편 여성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출산 정책 기조에 맞춰 세 자녀 직원에게 2년간 카니발 차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죠. 

 

롯데그룹은 올해 초 "국가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00명 이상 기업체의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76.6%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그룹 내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100%, 근무 복귀율은 93%에 달한다"며 신동빈 롯데 회장의 '다양성 중심의 경영철학'을 홍보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롯데그룹 임직원의 출생률은 2.05명으로 국가 통계 0.81명의 2배가 넘는다는 점도 곁들이면서 "복지 차원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가족친화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죠.

 

그런 롯데마트에서 발생한 임신부 직원의 부당 노동, 그 결과는...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마트 역시 임신 기간에 따라 임신축하선물, 임신기 유연근무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롯데마트에서 일하던 임신부 직원이 유산 위험 진단을 받고 업무 변경 요청을 했지만 이를 거절당하고 결국 조산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직원은 영하 10도의 검품장에서 하루 4시간씩 택배 포장을 해야 했는데, 결국 조산을 했고 아기는 심장 수술까지 받았게 되었다는 것.

 

롯데마트의 한 지점에서 생활용품 관리를 맡고 있던 A씨는 지난해 10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회사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파트장은 "임신부라고 봐주지 않는다"며 고중량의 상품을 옮기고 진열하는 물류 작업을 지시했고, 결국 A씨는 약 한 달 만에 유산 가능성을 진단 받았습니다. 

 

4주간 병가를 낸 A씨는 상사인 매니저에게 몸을 덜 쓰는 업무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매니저는 "임신했다고 해서 일 안 할 건 아니지 않느냐. 힘든 거 있으면 다른 직원한테 도와달라고 얘기를 하라"며 이를 매몰차게 거절했다고 하죠. 참고로 근로기준법 제74조 5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쉬운 종류의 근로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있습니다.

 

결국 A씨는 무거운 상품들을 나르는 업무를 계속해야 했습니다. 특히나 설 명절을 앞둔 대목에는 영하 10도 이하의 검품장에서 하루 4시간씩 택배 포장을 해야 했다고 하죠. 심지어 매장을 새로 단장할 때는 7일 연속 출근 일정을 통보받았고, 매니저에게 항의를 한 후 그제서야 이틀을 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A씨는 임신 7개월 말인 지난 4월 퇴근 후 양수가 터지면서 1.1kg의 미숙아를 출산하게 됐는데,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기도 삽관을 한 상태에서 심장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A씨는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요청한 업무 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생긴 스트레스로 인한 조산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승인합니다.  현재 A씨는 본사에 매니저와 파트장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한편 이들을 노동청에 신고한 상태. 롯데마트 측은 부랴부랴 "이번 사안은 회사 정책에 반하는 일로 엄중하게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A씨 복직 이후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롯데건설에서도 있었던 임신부 직원 급여 삭감 논란

롯데그룹은 작년에도 계열사인 롯데건설이 사내 공지를 통해 임신 직원의 근무 시간을 줄여주는 대신 기본급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내 공문에 따르면 임신 직원은 오후 5시에 퇴근하게 돼 일반 직원이 오후 6시 30분에 퇴근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1시간 30분 근무에 해당하는 시간 외 근무 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되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직급별 차이는 있지만 임신부 직원들의 월 급여가 100만원 가량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죠.

 

임직원들은 '국가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마당에 이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 수위'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임신부 단축근로를 시행하더라도 월급을 삭감하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일부 기업에선 임신부 직원에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모성보호수당'을 신설하면서까지 임신부 직원의 급여가 삭감되지 않도록 조치했기 때문. 하지만 당시 롯데건설 측은 임산부의 건강 증진과 모성 보호를 위한 근로기준법에 의거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일 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죠.

 

앞으로는 난임치료를 위한 휴가와 시술비를 지원한다면서 정작 멀쩡히 태어나 축복을 받았어야 할 생명에게 1.1kg 출산과 심장수술을 받게 만든 롯데. 기업이라는 것이 원래 이렇게 위선적인 건가요?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