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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미국 우선주의, 한중일 3국 뭉치게 하다...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자발적한량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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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집권 이후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로 표현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부치면서 '관세 전쟁'으로 세계 각국을 압박하고 나서자 앙숙같던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이 힘을 합쳐 대응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는 한국의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일본의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중국의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만나 제11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협력 방향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중일 3국의 외교 수장들이 만난 것은 1년 4개월만으로, 지난 2023년 11월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한중일 외교 수장들은 한반도 평화가 3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열린 3국 정상회의 합의 사항을 토대로 각종 교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죠.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태열 장관은 "3국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때 보다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고 과거의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는 라틴어 격언을 인용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두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이뤄져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는데, 한중이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협력을 추진하는 등 각 분야에서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조태열 장관은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 가미카와 요코 전 외무상,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 일본 정계 유력 인사들과도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당부했는데, 한일 외교수장들은 국교정상화 60주년 공동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지난해 파행을 겪은 사도광산 추도식 등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러한 한중일 3국의 밀착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확실성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적인 자국 우선주의가 협력을 촉구하는 배경으로 크게 작용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자국 이익을 최우선한다면 한중일 협력이 강화될 여지가 크다는 걸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러면서 "노골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지역 협력 차원에서 한중일이 관계를 좋게 해 두는 게 미국의 압력에 대한 방파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조태열 장관은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는 한일이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지난 2월 남산서울타워와 도쿄타워를 동시에 점등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한중일 3국의 협력이 어느 정도 규모로, 그리고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왕이 주임이 "역내 경제통합 추진에 합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합의했다기보다 아태지역 자유무역 확대 등 대원칙에 한일 양국이 반대하는 건 아니다. (왕이 주임이) 중국 측의 입장을 강조해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죠.

 

또한 이와야 외무상이 "북한 비핵화가 한중일의 공통 목표"라고 못 박았고 조 장관도 이에 공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과정에서 북한이 보상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는데, 왕이 주임은 북한에 대한 언급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3국이 협력해야 한다"고만 말하는 등 경제협력이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중국과 한일의 발언이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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