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상정보와 악의성 내용이 일베에 유포된다고? 일베충의 <고백타임>

한국여성에 대한 일베충의 극혐오, 신상공개까지...

지난 2월 울랄라세션의 리더 故 임윤택의 사망 당시 <시체드립>으로 한바탕 욕을 얻어먹었던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어제는 일베에서 여성과의 만남을 미끼로 인천 동암역에 남자들을 모이게 한 <강제정모>를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이야기할 것은 이른바 일베의 <고백타임>입니다.  

여성과의 만남을 미끼로 유인 후 사진 찍고 조롱하는 일베의 <강제정모>

임윤택 사망, 그 와중에 임윤택 조롱하는 일베. 거름으로 쓰기도 아깝다

 갑자기 일베의 게시판에 [고백타임], [실명] 등의 말머리를 단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내용인즉슨 글쓴 사람이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싫어하는 여자의 실명과 학교, 학번 등을 거론하며 온갖 욕설과 비하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베에서는 한국여자를 '김치녀', 일본여자를 '스시녀'라고 지칭하는데, 일베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김치녀는 까야 제 맛'입니다. 한국 여자를 옹호하는 글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군요. 일베의 여신이 사유리라고 했던가요? 물론 일베에서 '김치녀'라고 부르며 한국 여자를 비하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도 '엄마 가산점제'를 주장하는 여성계에 며칠 전 한소리했었죠.

군가산점제 vs 엄마 가산점제, 그럼 여자도 강제적으로 출산해라

일베에서 한국여성을 비하할 때 주로 쓰이는 내용을 좀 살펴보면 취업의 대안으로 '시집'을 생각하는 '취집' 마인드, 어장관리녀, 성매매여성, 남자에게 들러붙어 뽕 빼려는 듯 얻어먹으려 하는 여성 등이 있는데요. 물론 저 역시 그러한 내용들은 문제가 있다는 원론적인 부분에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일베의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시점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현재에는 한국여성을 싸잡다시피 하며 '無개념녀=김치녀=한국여성' 으로 치부한다는 것이죠.

뭐, 애시당초 일베가 익명성에 의해 막말이 지천에 널려있는 커뮤니티이긴 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사촌누나가 ㅍㅌㅊ(평타취: 평균, 보통...정도의 뜻으로 풀이됨)라며 사진을 올렸는데 댓글에 여성들이 보면 심한 성적 모욕감을 느낄 댓글들이 달린다거나,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히며 '개독아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글이 올라오고 '니 애비는 어떠한 종교를 가졌어도 그지랄 했을 것이다'라는 댓글이 달리는...뭐 그냥 막말이 판을 치죠. 괜히 일베 이용자를 일베충이라고 부르겠나요. 그러한 풍조가 일명 '김치녀'에게 도착하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킵니다. 일단 까고 보는 거죠. '삼일한(3일에 한번씩 패야 한다 정도의 뜻으로 풀이됨)'이라는 말이 많이 보이던데, 캡쳐 맨 위에 보시다시피 '전라도'와 '조선족'과 '김치녀'는 '삼일한'을 해야한다...뭐 이런 정도의 분위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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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른바 '고백타임'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가관입니다. 학교이름이 거론되었음은 물론이고 학과, 학번 등도 공개되었구요. 실명까지도 거론되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참 가관이군요. 글쓴이가 한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카카오톡으로 집착을 보였던 상황에서 여자의 생일날 페이스북에 생일축하 글을 썼고 여자는 그 남자의 글만 좋아요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쌍욕과 함께 주먹을 복부에 꽂아버리고 싶다는 폭언을 하며, 자신의 글이 베스트에 가면 자신이 모아둔 여자의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내용도 있구요. '과 내에서 제일 뚱뚱하고 나이도 많으면 주제파악하고 그만 나대라'는 요지의 글도 있습니다. 대부분 썼다가 후환이 두려워서인지 글을 지우더군요. 

이 내용들이 실제가 아니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실제라고 한다면 문제가 있을 것 같네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사실관계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구요. 또한 개인에 의한 명예훼손성 발언, 성희롱 발언 등 참 다양한 문제점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명불허전' 일베라고 표현을 하고 싶네요. 이러한 고백타임에 대해서 분석을 한 일베충도 있습니다. 이 일베충이 분석한 고백타임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새학기가 시작된 일게이들은

일베에서 삼일한이네 김치년 OUT이네 하지만

결국 현실 오프라인에서는 보빨보빨거린다.

그러다 맘에 드는 년 또는 어쭙지 ㅇ낳게 희망을 주는 년이 보이는거다

3월이면 신입생 환영회끝나고

적당히 조별과제하면서 썸을 타는거다 그것도 혼자서

그러다 4월쯤 되면 누구랑 누구랑 사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지

또 4월이 좀 좋은 달이냐 벚꽃피고 남들은 데이트가네 떡을 쳤네 하지만

일게이들 현실은 그냥 폰으로 일베질인게 현실

그게 이번 주 일요일 들어서 폭발

3줄 요약

1.일게이들은 현실에선 보빨러

2.하지만 불꽃같이 차임

3 삼일한

제가 생각하는 일베충들의 이러한 김치녀 디스 현상은 뭐랄까요, 분명 한국 여성들 중 '일부'가 범하는 잘못을 일반화시켜 극도로 남성적인, 그것도 익명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서 배설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백타임에 대해 일베충 스스로가 분석을 한 글에도 나오듯 현실 속의 한심스러운 나 자신에 대한 상실감이 일베라는 배설구가 마련되자 '열폭'으로 승화되어 표출되는 것입니다. 가만 보면 일베의 이러한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즘에 빠진 독일의 모습과 꽤 흡사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실의에 빠져있던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가 설파하는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에 현혹되어 인종론자였던 히틀러와 함께 유태인·집시 등을 배척했죠. 나치 독일의 폭력성과 단체 행동, 여성·조선족·전라도에 대한 극심한 혐오적 시선 등 정말 참으로 많이 겹칩니다.  

오늘도 그들은 전라도를, 조선족을, 한국여성을 비하하고 헐뜯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그리고 그들은 서로 재밌어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까기도 하고, 앞에 나열한 주 공격대상에게는 한 목소리로 깝니다. 그곳은 일베입니다. 그들은 일베충입니다. 일베를 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터넷판 '소돔과 고모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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