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연주회 포스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5월의 첫날, 봄날의 향연을 만끽하며 단국대학교 콘서트홀에서는 음악대학 교수음악회가 있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한 음악회로써 국악과 기악, 성악, 작곡 등 단국대학교 음악대학의 모든 면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 폭넓은 레파토리로 구성되었습니다. 자 그럼 연주회 속으로 가보실까요?
시작은 서원숙 교수님과 이건석 교수님의 평조회상 상령산이었습니다. 평조회상은 '이른 봄에 새로 돋아난 버들'이라는 뜻의 '유초신지곡'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평조회상은 '영산회상'을 거문고로 연주할 때 4도 아래로 이조한 곡입니다.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들이, 염불도들이, 타령, 군악 총 8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관현악으로 연주되기도 하지만 이날의 공연처럼 가야금과 대금만으로 연주되기도 합니다.
음대를 다니면서도 신입생 연주회를 제외하면 국악연주를 거의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요. 올해는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교향악 축제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공연을 하기도 했고, 이렇게 다시금 국악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두번째는 백영은 교수님의 작품 Suite for Piano (Ⅰ, Ⅱ)를 김대환, 백희진, 유미정 교수님께서 연주하셨습니다. 이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갖는 세 개의 작은 곡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3개의 악장이 각각 인간의 서정적 감정,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나타낸 곡입니다.
유미정 교수님께서는 2주 전에 서초동 페리지홀에서 있었던 Trio Altus 연주회에서도 트리오 연주를 하셨었는데요. 다시금 유미정 교수님의 연주를 볼 수 있었네요.
세번째 순서부터는 성악과 교수님들의 순서였습니다. 먼저 이요훈 교수님이 부르신 오페라 '현명한 여인(Die Kluge)' 중 'Oh! hätt ich meiner Tochter nur geglaubt' 입니다. 독일의 현대 작곡가이자인 오르프의 작품으로 그림형제의 동화를 모티프로 한 오페라에 등장하는 곡이지요.
밭에서 금절구를 찾아내어 왕에게 가져다주었는데 왜 절구만 있고 절구더미를 가져오지 않았냐며 감옥에 갇힌 가난한 농부가 , 절구더미도 같이 가져가지 않으면 감옥에 갇힐 것이라고 충고했던 딸의 말이 떠올라 한탄하는 내용인 이 곡은 한국은 물론이고 유투브에서도 그 영상을 찾기 어려운 곡입니다. 오르프에 대한 관심이 오페라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중 첫번째 곡인 'O, Fortuna(오, 운명의 여신이여)'에 집중되어 있는 점도 큰 요인이지요.
네번째 순서, 두번째 성악 무대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 중 '그대의 손을 주오(La ci darem la mano)'를 박혜진 교수님과 장유상 교수님께서 연주해주셨습니다.
대중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대표작인 <돈 조반니>. 그 중 이 곡은 결혼식 피로연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돈 조반니와 함께 망설이던 체를리나가 결국에는 마음이 기울어 함께 가자고 부르는 아름다운 2중창의 곡이죠. 두 분께서는 실제로 문대 뒤편으로 잠시 떠나계셨답니다..ㅎㅎㅎ
3곡의 성악곡을 모두 반주하신 조영방 교수님!
자, 네번째 순서이자 성악의 세번째 무대, 그리고 인터미션 전 마지막 곡은 백유진 교수님과 정학수 교수님께서 오페라 역사에 불멸의 유산을 남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Otello)> 중 '밤의 정적 속으로(Gia nella notte densa)'이었습니다. 기존의 피아노에 백희진 교수님의 첼로가 추가되었죠.
오텔로가 부관인 카시오의 직위를 박탈하며 소란이 일자 오텔로의 아내인 데스데모나가 잠이 깨어 등장하는데요. 한밤중에 홀로 남은 두 사람이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겪은 과거의 고통, 사랑이 피어나던 과정과 기쁨으로 충만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함께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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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이 끝난 뒤, 이날 연주회의 주제인 생상스의 <Le Carnaval des Animaux(동물의 사육제)> 연주 차례가 되었습니다. 생상스가 51세 때 만든 작품으로 여러 동물의 특성을 음악으로 묘사하여 축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도록 한 이 곡은 14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내 관현악의 편성으로 여러 악기와 짝을 지어 재미있고 변화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나레이션은 이요훈 교수님께서 다시 나와서 맡아주셨습니다.
생상스는 1886년에 독일과 오스트리아로 작품 연주 여행을 떠났으나 자신의 독일 음악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인해 빈과 프라하 외에는 연주를 거부당합니다. 연주 여행의 여독과 피로를 풀기 위해 오스트리아의 조그만 시골거리 크루딤에 사는 친구인 첼리스트 샤를르 르부크를 만나러 갔다가 사육제를 본 뒤 사육제의 최종일에 열릴 음악회를 위해 바로 이 <동물의 사육제>를 작곡하게 되죠.
첼로 독주곡으로 유명한 13번 '백조'를 제외한 총보는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생상스가 너무 가벼운 곡이라 생각하여 출판과 연주를 금지시켰기 때문이죠. 그의 생전에는 프란츠 리스트와 같은 친구들을 위해만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언에 따라 사후 출판된 이 곡은 에르네가 지휘하는 꽁세르 꼴론느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세상의 주목을 끌게 됩니다.
2대의 피아노, 플루트, 피콜로, 클라리넷, 글래스하모니카(글로켄슈필 혹은 첼레스타로 대체 가능), 실로폰, 2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편성의 실내악곡으로 작곡됐으나, 현악 5부를 현악 오케스트라로 늘려 관현악곡으로 주로 연주됩니다. 하지만 오늘은 원래의 편성대로 연주가 되었죠.
저도 이 곡을 피아노 중주 시간에 포핸즈로 공부했었고, 인하대학교에 가서 연주도 했을 만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요. 교수님들이 한데 모여서 들려주시는 동물의 사육제는 5월의 봄, 가정의 달을 만끽하게 해줄 수 있는 '축제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제1곡인 'Introduction et marche royale du Lion(서주와 사자왕의 행진)', 제4곡인 'Tortues(거북)', 제13곡인 'Le Cygne(백조)'와 제14곡인 'Finale(종곡)'인데요. 동물의 사육제를 한번에 쭉 들어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네요.
연주를 마친 뒤 연주자들이 모두 나와서 무대인사를 합니다. 국악, 기악, 성악, 작곡 음악대학의 4개 과의 교수님들께서 준비하신 연주회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콘서트홀 로비에서는 간단한 리셉션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이날 특별히 자리해주신 장충식 단국대학교 명예총장 겸 범은장학재단 이사장님이 단국대학교 음악대학의 발전을 기원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교수님들의 기념사진 몇장 보실까요?ㅎㅎ
앗, 오늘 연주하신 저희 피아노 교수님 네 분이시군요! 단국대 피아노 학생들..참 복 받은거죠...
마지막으로 교수음악회 출연진 단체사진입니다. 죽전캠퍼스 내에서 교수음악회를 한 건 올해가 두번째인데요. 교수님들께서 직접 마련하신 무대의 의미와 연주의 감동을 되새기면서 더욱 실력을 갈고 닦는 단국대학교 음대생들이 되어야 되겠죠?ㅎㅎ 이상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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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념 단국대학교 교수음악회 '동물의 사육제'
장소 : 단국대학교 음악관 난파 콘서트홀
일시 : 2013년 5월 1일 (수) 저녁 7시
주최 :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후원 :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동창회, 동승문화재단
P.R.O.G.R.A.M
평조회상 상령산
연주 : Vn. 김대환 / Vc. 백희진 / Pf. 유미정
백영은
Suite for Piano Trio (Ⅰ, Ⅱ)
연주 : Bass. 이요훈 / Pf. 조영방
C. Orff
Opera 'Die Kluge' 中
연주 : Sop. 박혜진 / Bar. 장유상 / Pf. 조영방
W. A. Mozart
Opera 'Don Giovanni' 中
G. Verdi
Opera 'Otello' 中
C. Saint-Saëns
Le Carnaval des Anima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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