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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군은 매년 여름 교회에서 가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진도를 찾아갑니다. 서울에서 약 5시간 서해안 고속도로 등을 타고 달리면 땅끝마을 해남에서 진도로 가는 진도대교가 나옵니다. 사장교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제1진도대교는 2등교로 32.4t 이상의 차량통행이 불가능하여 물자의 원활한 수송에 지장이 많았기 때문에 2005년 쌍둥이 다리인 제 2진도대교가 개통되고 기존의 다리는 1등교로 보강하였습니다. 주탑이 2개인 것이 보이시죠?^^
진도로 들어가는 관문, 제1, 2 진도대교!
진도대교가 위치한 자리가 바로 명량대첩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울돌목입니다. 이곳은 진도대교 자체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가장 빠른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며 진도대교의 휘황찬란한 야경이 어우러져 이 지역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진도대교 준공기념탑
1984년 10월 18일 진도대교가 준공됨에 따라 섬이던 진도가 육지와 연결된 것을 기념하여 현대건설이 건립한 기념탑입니다. 상단에는 여행길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진도대교의 준공으로 가족이 만난다는 의미를 형상화한 것이죠. 그 옆에는 진도개가 꼬리치며 돌아온 주인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고, 하단의 좌측에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왜구를 물리치는 명량대첩의 장면이 새겨져 있으며, 우측에는 농악대가 신명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새겨져 있습니다. 진도의 문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뽕할머니 사당
자, 이제 뽕할머니 설화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뽕할머니 설화는 진도군 고군면 금계리와 의신면 모도리에서 전해져오던 설화를 1995년 이 곳 주민에게 채록한 내용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옛날 옛적,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중 이 진도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났습니다. 배가 부서져서 할 수 없이 ‘호동(지금의 회동마을)’이란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호랑이들이 우글거리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호동(虎洞)이었습니다.
사당 가까이는 안가고..
어찌어찌 자손이 퍼져서 일가를 이루었는데, 어느 해인가, 더 이상은 살 수 없을 만큼 호랑이들의 습격이 심해지자 모두 마을을 떠나서 바로 앞섬인 모도로 건너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조그만 떼배로 건너려다 보니 자리가 부족하여, 할 수 없이 나이 많은 뽕할머니를 남겨놓고 모두 모도로 피난을 가게 되었습니다.
멀찌감치 보이는 모도
호랑이가 우글거리는 빈 마을에 남게 된 뽕할머니는 날마다 뿔치바위에 나가서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용왕님께 빌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을 간절하게 기원하였더니, 어느 날 용왕이 꿈에 나타나, 2월 그믐사리 때 무지개를 바다에 내릴 터이니, 무지개를 밟고 섬으로 들어가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뽕할머니 기원상
뽕할머니는 2월 그믐사리 때가 되자 서둘러 바닷가로 나가서는 모도를 바라보며 용왕님께 무지개를 내려달라고 울면서 빌었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빌었을까, 어느 순간 바다가 갈라지면서 뻘길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미 기력이 다 쇠진하여 뻘길을 따라서 섬으로 건너갈 수 없었습니다.
뽕할머니가 기도했다는 뿔치바위 자리
그 즈음 모도로 건너갔던 사람들은 먹을 물이 부족하여 다시 호동으로 돌아오려고 준비를 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닷물이 양편으로 갈리면서 길이 열리자, 필시 하느님이 자신들을 가엾게 여겨서 길을 만들어준 것이 분명하다고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호랑이가 덤벼들까 무서워서 꽹과리를 치며 호동마을로 건너온 뒤에야 바닷길이 뽕할머니의 간절한 정성으로 열린 것을 알았습니다.
뿔치바위 자리에 세워진 뽕할머니와 호랑이 동상
뽕할머니는 가족들을 만나자 “바닷길이 열려서 너희들을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고 하면서 죽은 뒤에 신령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뽕할머니가 신령이 되어 올라갔다고 해서 영등(靈登神)이라고 하고,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회동(回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도를 향하고 있는 동상
이 설화에서 모도는 환란을 피할 만한 유토피아적인 존재입니다. 환란 속에 버려진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섬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냈지만, 그 길을 건너가지는 못합니다. 산 자들이 할머니가 만든 길을 따라 건너오자 할머니는, “바닷길이 열려서 너희들을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는 말로 세상과 화해를 합니다. 신비의 바닷길에 얽힌 이 이야기는 섬지방 사람들의 고난과 해원의 한 원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유롭게 육지를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갯마을 사람들의 오랜 염원이 이런 설화를 빚어낸 듯합니다.
신비의 바닷길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바다갈라짐 현상은 1월에 4회, 2월에 6회 등 연간 30여회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바다 밑까지 드러나고 않고 수위가 낮아지는 선에 그치고 있지요.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의 2.8km는 국가명승 제 9호로 지정되었고, 원래는 음력 3월에 영등제에서 유래된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열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바다갈라짐 현상이 빈번해지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총 3차례 축제를 연다고 합니다. 가장 큰 축제는 5월 초에 열린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몰릴 철이 아니라서..포장마차 2~3개 영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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