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코 페이스6 프로(페이스6 스타일 수출용), 세계 최초 6중날로 피 보는 면도는 끝!

 

 

 

 

 

인도에서 만난 도루코 면도기, 반가워!

한동안 제가 사용했던 날면도기 두 종류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파나소닉 전기면도기를 사용했었는데, 인도에서는 좀 수염을 기르고 다녔던 적도 한동안 있었고, 전기면도기, 헤드셋 같은 전자제품들은 오히려 한국보다 비싸기도 합니다. 아예 인도 로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그래서 그냥 대충 질레트 일회용 면도기를 쭉 사용하고 지냈죠.

 

그러다가 고민 끝에 사게 된 면도기. 바로 한국 브랜드인 도루코의 페이스6 프로(SXD1002), 한국 제품명은 페이스6 스타일입니다. 도루코 홈페이지 내 해외 제품 페이지를 살펴보면 SXD1000이라고 제품명이 보이네요. 일의 자리 숫자만 다른 걸로 봐선 이 제품과 그닥 차이 없는 듯... 전 아마존인디아에서 1개의 면도기에 면도날 5개가 포함된 패키지를 645INR, 한화로 약 10,385원에 구입했습니다. 도루코 SXD1000. 한국 제품명은 도루코 페이스 6 Style입니다.  도루코 홈페이지 내 해외 제품 페이지를 살펴보면 SXD1000이라고 제품명이 나오네요. 도루코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기준으로는 면도기 1개에 면도날 2개 세트가 16,900원, 그리고 면도날 4개입이 20,900원이네요. 두 금액을 합친 후 면도날 1개 가격 빼면 32,575원. 한국에 비해서 1/3 가격이네요.

 

PACE 시리즈는 도루코의 주력 카트리지 시스템 면도기 라인이고, 질레트/쉬크 플래그쉽 라인업이 5중날인 데 비해 도루코는 6, 7중날이 주력이죠. 6중날과 7중날 모두 2007년과 2014년 각각 도루코가 세계 최초 출시한 것으로 모자라 7중날은 전세계에서 도루코가 유일합니다. 사실 7중날을 살까 하다가 살짝이라도 자극이 덜 강한 사실상의 도루코 주력 제품인 6중날로 최종 결정을 했죠.

 

군생활 쓰던 도루코의 추억... 그래서 형아가 다시 돌아왔어

제가 도루코로 면도기를 최종 낙점한 이유는, 재밌게도 군복무 시절의 기억 때문입니다. 도루코는 대한민국 국군에 수십 년 간 군납을 해왔는데, 민간에서 시판되는 것과 동일한 최고급형 제품만 납품해오고 있습니다. 깔깔이, 슬리퍼와 함께 몇 안되게 품질에 대한 장병들의 불만의 거의 없는 물품이 없다는 점이 특징으로, 전역할 때 면도날만큼은 챙겨가거나 날면도기를 안 쓰는 후임의 면도날을 받아서 나가는 경우까지 있죠. 

 

안타까운 사실은 2022년 하반기부터 도루코가 아닌 중국산 면도기로 보급품이 바꼈는데, 품질이 떨어진 것이 여실히 느껴져서 원성이 자자하고, 자대에 전입하면 대부분 PX에서 판매하는 질레트 면도기로 바꾼다고 하네요. 2023년 하반기부터 공군, 해병대 등 일부에서는 다시 도루코로 보급품을 바꿨다는 소식도 있구요. 하여간 대한민국 군대는 진짜... 

 

Since 1955... 도루코의 역사

사실 전 처음에 군복무 할 때만 해도 도루코가 일본 제품인 줄 알았습니다만, 도루코는 1955년 탁시근에 의해 설립되어 미군들이 쓰다 버린 면도칼을 주워다 문구용 칼을 생산하는 '동양경금속공업'이 모태입니다. 이후 사명을 '한일공업'으로 바꿨고, 안전면도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한국 면도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었죠. 1979년부터는 회사의 첫 이름이었던 동양경금속의 앞 글자 'DO', 면도기(Razor)의 'R', 회사(Company)의 'CO'를 붙여 '도루코(DORCO)'라는 상표명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990년엔 아예 회사명을 도루코로 바꿔버립니다. 

 

1987년 수입 자율화 이후 질레트와 쉬크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도루코의 매출이 80%나 감소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하지만 도루코는 굴하지 않고 면도날 연구개발에 투자한 끝에 2007년엔 6중날을, 2014년엔 7중날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현재에 이르렀죠. 북미 지역에서 구독경제의 대명사로 불린 달러 세이브 클럽(DSC)의 실제 면도기/면도날을 제조, 공급하는 곳도 사실 도루코고, 도루코 브랜드 자체만으로도 5위인 쉬크를 앞선 4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씁니다. DSC까지 합친다면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날면도기를 구입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도루코 제품을 사는 셈이라고 하네요.

 

렛츠쉐이브 지분 인수로 인도 시장에 깊숙히 진출한 도루코

한편 도루코는 인도의 면도용품 제조업체인 '렛츠쉐이브(Letsshave)'의 지분 10%를 매입해 도루코 자사 브랜드와 별개로 인도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2015년 설립된 렛츠쉐이브는 DSC처럼 구독형 상품을 만드는 데 애써왔는데요. 창업자 싯달트 S 오베로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도루코 제품을 사용해본 후 항상 도루코와의 협력을 희망해오고 있던 상태였다고 하죠. 

 

그런데 좀 궁금한 점은 렛츠쉐이브의 제품 소개 관련. 렛츠쉐이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인도를 비롯해 한국, 베트남, 멕시코에 공장을 갖고 있다고 나와있구요. 물론 'KOREAN TECHNOLOGY'라고 달아뒀긴 하지만, 'LetsShave introduced the first 7 & 6 Blade Razors manufactured through innovative technology' 'LetsShave Pro 7 max Razor is the World's First and only 7 Precision Aligned Blade Razor' 등으로 제품설명을 해뒀는데, 6중날과 7중날은 렛츠쉐이브의 기술력도 아닐 뿐더러 제조도 도루코가 직접 하는데... 약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도루코 페이스6 프로(페이스6 스타일) 간단한 리뷰

몇가지 특징을 살펴 볼까요? 할로우 가드바가 쉐이빙 거품을 만들어 면도의 자극을 최소화시키며 피부 자극을 완화시켜주고, 이중 보습 윤활 밴드에는 아르간 오일, 알로에, 비타민E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피부 보습 및 진정 효과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6중날에 면도날을 헤드 내부 공간에 정교하게 정렬시키는 기술인 Micro Span이 적용되어 있어 면도 성능 향상됐고,또 ER Blade 기술 적용으로 세척에 용이해 위생적인 보관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죠. 

 

그 외에도 정밀 면도날이 장착되어 있어 코밑 수염과 구레나룻을 정리하기 편하고, Comb 기능을 추가해 피부 베임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리고 Sand wave 패턴의 러버 핸들 디자인을 적용, 젖은 손으로 면도시에도 미끄럽지 않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죠. 마지막으로 면도날 호환 시스템에 의해 6중날 외에도 도루코의 모든 면도날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질레트 일회용 면도기를 쓰다가 이걸로 올라왔더니 그야말로 신세계입니다. 면도할 때마다 정말 수도 없이 피를 봤는데... 참다참다 못해서 이제야 바꾼 제가 참 미련하게 느껴지더군요. 인도에서 한국 제품을 이렇게 만난 게 반갑기도 하고 해서 끄적거려보는 간단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