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국회 마지막날 4개 법안 무더기 거부권 행사... 민주유공자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모조리 폐기

윤석열 대통령이 그야말로 폭주를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대 국회 마지막날인 29일 무려 4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21대 국회가 임기를 마침에 따라 해당 4개 법안은 자동 폐기되었습니다. 이로써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총 14개로 훌쩍 늘어났습니다.

 

지난 28일 국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부결 이후 여당인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지원특별법 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등 4개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특별법이 마련된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외에 다른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도 유공자로 인정해 본인과 가족에게 의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故 박종철 열사, 故 이한열 열사 같은 민주화 열사들이 비로소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는 법안이었죠.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전세 사기 특별법의 보완 버전으로 '선(先) 구제 후(後) 회수'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매수해 보증금을 먼저 돌려주고, 이후 기관이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돌려받는 방안으로, 채권은 공정한 가치 평가를 통해 매입하되, 최저 매입 가격은 최우선변제금을 기준으로 하며 이때 필요한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으로 충당하며, 채권 매입 과정 등 주요 절차를 HUG에서 맡는 것이었죠.

 

농어업회의소법은 농어업인의 의사를 대표하는 '농어업회의소'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으며, 한우산업지원법엔 국가가 5년마다 한우산업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수급 조정을 위해 출하 시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습니다. 세월호피해지원법 개정안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이었고요. 

이에 반해 양곡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및 정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이견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통과한 법안들은 상임위에서 여야간 충분한 논의가 없었고 일방독주로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들"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끝내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전세사기특별법 등 4개 쟁점 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 요구권 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중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 개정안 하나 만을 수용했으며, 나머지 4개 법안에 대해서는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로써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 개정안은 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 중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한 최초의 법안이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4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이제 거부권 행사의 횟수를 세는 것도 무의미해 보인다"며 "이 정도면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싫어'를 외치는 금쪽이 대통령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역시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오만, 아집에 국민의 분노는 식을 새가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는 국민은 없고 오로지 '힘자랑하는 거부왕'만 있다. 국민이 딱하다"고 비난하는 한편 "거부권 행사로 자기 존재를 과시해서 기쁜가. 어디 한 번 모조리 거부해 보시라. 국민을 상대로 힘자랑하는 대통령의 말로,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지는 못할망정 피눈물 나게 하는 잔인한 정권의 끝을 조국혁신당이 잘 알게 해 드리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