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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좀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건방져 보일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잠 못들던 긴긴밤이 지나고 새벽 5시가 되었습니다. 발인을 본 뒤 영결식과 노제를 보기 위해 나갈 채비를 하고 서울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을 전광판으로 시청할 수 밖에 없었던 시민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와 MB가 헌화를 하려고 나왔을 때 광장이 떠나갈 듯 울린 야유. MB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여 씁쓸했습니다.
(사진촬영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하지 않았을 뿐. 하지만 앞뒤가 바뀐 분들은 분명 계셨지요.)
그리고 노제가 끝나고 노무현 대통령의 운구차가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인파였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추산했는진 모르겠지만 월드컵때보다 많아보일 정도였는데..제지선 바로 앞에 서있게 된 저는 대통령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1m도 안되는 거리에서 그 분을 위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구행렬은 서울역을 지나 남영, 삼각지 방향으로 움직였고, 예정은 3시에 수원 연화장 도착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보낼 수 없었던 시민들..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아무말씀없이 시민들과 함께 천천히 길을 가주셨습니다. 누구였다면 전경들의 방패로 차선을 확보하고 달려나갔을 것 같기도 한데..
운구차가 이동을 할 때, 사람들은 '노무현'을 연호했습니다. 그 함성은 대단했습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그 이름 석자를 외쳤죠. 그 소리를 들으며 전 온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모두들 무엇인가에 홀린 듯한 사람들 같았습니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했던 몇 주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한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이 유행했었죠. 길 가다 넘어져도, 시험 성적 안나와도, 회사에서 상사한테 쪼여도, 모든 것이 다 노무현 때문이었던 시절. 과연 그 시절 이 사람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단순한 죄책감으로 인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서운 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돌변할 수 있는지..누굴 탓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표현하면 니가 뭔데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역겨움마저 느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우리는 사실 노무현을 외칠 자격이 없는 국민입니다. 그를 한결같이 믿고 응원한 사람은 정말 극소수겠죠. T군 역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를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무척이나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오늘 하루 스스로 반성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것은 MB도, 미디어도, 검찰도, 보수세력도 아닙니다. 바로 국민입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경에 국민들이 쉽게 넘어갔습니다. 그것은 마녀사냥이었습니다. 관용이 부족한 국민들.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 어쩌면 그래서 지금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을 사퇴시켜서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죠. 국민들은 노무현을 너무, 너무,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습니다.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국민을 섬겼던 노무현 대통령이기에, 그에게 가장 상처를 크게 줄 수 있는 존재 역시 국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노무현을 외칠 자격이..없는 것 같습니다..그저 죄송합니다..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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