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노무현 대통령

봉하마을 분향소 모습, 그 사람사는 세상

자발적한량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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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군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군대 다녀오기 전에 봉하마을에 찾아가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뵙는 것이었습니다. 군대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드리고 싶었죠. 그런데 작년 겨울, 따뜻해지면 다시 나오겠다고 말씀하셨던 대통령께서는 그 이후 나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전 검은 정장을 깔끔히 차려입고 담담히 봉하마을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꽤 멀었습니다. 고속터미널에서 출발해서 휴게소에서 1번 쉬고, 4시간 반 후 김해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고속은 20,600원, 우등고속은 30,600원..외동터미널이라고도 부르죠? 하지만 이곳에서 다시 진영시외버스터미널(정류장)까지 가야합니다. 35~40분 정도 소요되고, 요금은 1,800원..14번이나 44번을 타시면 됩니다.


 진영시외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이게 또 끝이 아니군요..이 곳에서 버스를 한번 더 타게 됩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정말 깊숙이 들어갔군요..제가 갔을 때는 봉하마을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행중이었습니다..


 봉하마을에 도착했습니다..셔틀버스를 내려서 약 1km 정도를 걸어야 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T군이 그토록 오겠다고 벼르던 봉하마을이군요..


 T군이 도착했을 때는 줄이 그리 길진 않았습니다. 노사모 기념관 조금 덜가서부터 줄을 섰습니다. 민주당 정범구 전 의원이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 있었는데..기자들과의 인터뷰는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왜 시민들의 줄을 통째로 막고 인터뷰를 하는지 원..


 분향소가 드디어 눈앞에 들어왔습니다..한번에 약 30명 정도의 인원이 단체로 조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중계로만 보던 이 장소가 두 눈에 직접 비춰지니 다시금 가슴이 막혀왔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국화를 한송이씩 나눠주셨습니다. 또한 원활한 조문을 위해 질서를 잡아주시기도 하셨지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찾아옵니다. 주말에는 예상을 했지만, 평일까지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곤 약간 놀았습니다.


 이날 상주로 한명숙 전 총리께서 계셨었습니다..한명숙 전 총리께서 읽으신 조사가 떠오르네요..공동장의위원장을 맡아 장례기간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


 대통령을 추모하며 묵념중인 조문객들..대통령님..보시고 계시나요? 이렇게 많은 이들이..당신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몰려드는 사람들..시간이 지날수록 줄은 길어져만 갑니다..


 대통령께 바쳐진 수많은 국화들이 그 분을 환하게 밝혀놓았습니다. 미소를 머금고 계신 그 분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멍해집니다..이제야 그 분의 죽음이 실감이 나 눈가 촉촉해지기 시작하네요..


 봉하마을회관..이 안에 마련된 빈소가 대통령께서 누워계십니다..


  많은 이들이 보내온 근조화환이 마을회관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조문을 마친 사람들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한쪽에 자리잡은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보고 계시던 한 어르신..


 사저가 보입니다..저 곳에서 하루에 한번씩 방문객들을 맞아주시던 대통령님의 모습을 그토록 뵙고 싶었는데..이제야 봉하마을에 내려오게 되어 죄송합니다..


 부엉이바위는 말이 없습니다. 부엉이바위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부엉이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부엉이바위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다시금 대통령을 떠올립니다..


 대통령님을 보내는 마음을 담은 글귀들이 쓰여진 노란리본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노사모 기념관..처음부터 끝까지 그 분을 믿고 따르던 노사모 회원들은 장례지원을 맡아 곳곳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대통령의 유서가 현수막에 쓰여져 있습니다. 울고만 싶어집니다..


 대통령께서 받고 깍듯이 고개를 숙이셨던 대형 십자수 액자..


 노사모 기념관 앞에선 자봉단 모집, 방명록 작성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희망돼지..


 국화를 손질하고 있는 봉사자들..


 한쪽에선 기자들이 봉하마을의 상황을 외부로 알리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날씨가 더웠지만,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마을입구부터 곳곳에 걸려있던 현수막들. 대통령님. 저 역시 당신이 저의 대통령이었음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언제까지고 변함없을 것입니다..


 조용한 시골마을 봉하마을..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던 봉하마을..기자들이 모여들어 취재에 여념이 없던 봉하마을, 수많은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달려왔던 봉하마을, 생수를 나눠주고 식사를 대접하던 봉하마을, 이 곳은 진정 사람사는 세상이었습니다.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제각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하던 사람사는 세상..


 셔틀버스 타는 곳에 도착한 T군..이 곳에서 진영운동장, 진영터미널, 진영역 등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됩니다..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표정에선 여전히 침통한 표정들이 역력했습니다. T군 역시 가슴의 통증을 참고 돌아가기 위해 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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