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前 대통령의 호소,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자발적한량 2009.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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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무척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아무래도 노공이산님에 관한 일 때문이지요. 밥을 먹다가도, 찜질방에서 옷을 갈아입다가도, 뉴스에서 관련 뉴스만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TV를 빤히 쳐다보곤 합니다. 그러던 차에 노공이산님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을 사흘만에 들어갔는데..기가 차는 글 2개가 있더군요.


 하나는 제일 위에 있던,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를 폐쇄하려 한다는 글..그 글에 노공이산님께서는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며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고 가슴 찢어질 말씀을 하셨습니다..휴..일단 뭐 이일은 일방적인 폐쇄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으니 미뤄두고..그 밑에 있던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글이었습니다.


 그 글은 21일에 올라왔던 글인데,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더군요. 뉴스에서 봉하마을 주민들이 기자들의 취재를 막기 위해 농기계 등을 동원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기자들 또 먹이 물었다고 하이에나들처럼 달려들었구나..싶었는데, 호미든님의 봉하時記에서 사진을 보고 경악을 했습니다. 사진은 호미든님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혹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들 정말..밥먹고 에너지 소모를 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조중동연에서 일하시는 시정잡배들이시라면 백번 이해하고도 남겠지만, 저기에서 카메라 놓고 뭐 찍을려고 하는건가요? '한숨쉬는 盧, 이것이 끝인가?'나 '차후대책 논의하는 盧, 끝까지 싸우겠다' 이런 타이틀 한번 뽑아보시려구요?


 마을은 물론이고, 봉화산까지 기어들어가서 카메라 놓고 대기타시는 모습 보니깐 진짜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돈 벌기 힘드시죠..집에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새끼들이 입벌리고 기다리는데, 입에 풀칠은 해줘야겠으니 저런 짓이라도 하셔야겠죠..


 오죽하면 저렇게 마을주민들이 들고 일어났을까 싶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22일 봉하마을 취재진과 노 전 대통령간 취재관련 '협의'가 이루어져서 그동안 사저 내부 촬영을 위해 상주하던 기자들은 철수했으며, 사저측은 방문객 사전통지 등 취재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내참..기자들 당신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들먹이겠죠. 그런데 이건 '국민의 알권리'가 아니고, '뉴라이트 일파'나 '친일파'에 한건 해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 맞다 까먹은 게 있었네요. 당신들은 노 대통령 재임시절부터의 악연이 있으니..^^; 이번에 걸렸으니 한번 뼈까지 갈아마셔주겠다는 겁니까? 적당히들 좀 하세요. 오늘 뉴스 보니깐 박연차가 노 대통령 회갑 선물로 억대 시계 선물했었다고 나왔던데 조만간 대통령이랑 영부인 알고보니 커플 속옷이었다고 기사 나올 것 같네요. 대통령님께서 올리신 글을 밑에 달아둡니다. 이정도면 저도 화날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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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겠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닙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입니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습니다. 비오는 날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언론에 부탁합니다.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의 안마당을 돌려주세요.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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